‘임금 동결 반발’ 한국국토정보공사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임금 동결 반발’ 한국국토정보공사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4.01.26 17:17
  • 수정 2024.01.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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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노사, 지난해 21차례 교섭 끝에 결렬
적자 예상돼 임금 동결해야 한다는 회사에 노조 “임금동결은 과해”
ⓒ 한국국토정보공사노동조합
ⓒ 한국국토정보공사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한국국토정보공사노동조합(위원장 김상진, 이하 노조)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조합원 3,942명 중 조합원 3,660명이 투표해 96.3%(3,525명)의 찬성률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본교섭 8차례, 실무교섭 13차례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임금과 관련해 노사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지난 2일 2차 조정마저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 1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5일부터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치렀다.

교섭 결렬 배경에는 노조가 임금 인상, LX공사가 임금 동결을 주장하면서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데 있다.

노조는 ‘2023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에서 2023년도 총인건비 예산은 2022년도 총인건비 예산의 1.7% 이내에서 증액 편성하라는 내용에 따라 임금 1.7%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LX공사는 지난해 기준 50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LX공사는 지적측량과 공간정보사업을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으로, 최근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적측량 수요가 감소하는 등 수입이 감소하면서 적자 규모가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어명소 LX공사 사장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경영진의 임금 반납, 유휴자산 매각, 인력·조직의 단계적 효율화, 신사업 모델 발굴 등을 추진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요 경영진은 임금 20%를, 지역본부장들은 임금 10%를 반납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며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한국은행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1.6%)과 물가인상률 전망치(3.5%)를 반영한 5.1%를 임금 인상률로 요구하려고 했으나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 요구안의 절반인 2.5% 인상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공사는 임금 반납을 주장했고 노조는 정부 지침에 따라 1.7%를 수정안으로 다시 제출했지만 공사는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상진 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해를 넘기기 2주 남겨놓고 사측이 임금 동결을 결정하는 건 아니라고 봤다”며 “그래서 1.7% 인상분을 우선 지급하고 내년(2024년)에 각종 수당 등을 줄이는 방향도 이야기했지만 공사는 동결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안으로 임금 인상률 1%를 제시해 노조는 일단 받아들였지만 사측이 거부하면서 조정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 달부터 2024년도 임금교섭이 예정돼 있다”며 “교섭 진행 상황을 보면서 향후 쟁의행위 등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X공사 측 입장은 담당자의 부재로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