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시민 1,500명, ‘강남 음주운전 사건 가해자 엄벌’ 탄원
배달노동자·시민 1,500명, ‘강남 음주운전 사건 가해자 엄벌’ 탄원
  • 김온새봄 기자
  • 승인 2024.02.13 14:56
  • 수정 2024.02.1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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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지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 열어
“음주운전 사고 예방 위해 ‘라이더안전지킴이’ 활동 확대” 밝히기도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에 처하라! 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엄벌촉구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에 처하라! 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엄벌촉구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시 강남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배달노동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의 가해자가 지난 5일 구속된 가운데, 배달노동자들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가해자를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지부장 구교현)는 13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법원삼거리에서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에 처하라! 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엄벌 촉구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에 대한 (가벼운) 인식이나 음주에 관대한 문화가 배달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라이더유니온지부는 이 사건의 가해자를 엄벌하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6일부터 일주일간 배달노동자와 시민 1,500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 지부장은 “배달노동자뿐만이 아니라 화물, 택배, 대리운전 노동자 등 많은 노동자가 도로 위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들 노동자들의 작업장인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업무 현장에 흉기를 든 사람이 뛰어들어 난동을 부리는 것과 다름없는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지부 조직국장 역시 “음주운전 문제는 배달, 택배, 화물, 운수, 정비, 청소 노동자 등 도로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로 접근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조직국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새벽 2시 30분경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허리와 목을 다쳤다는 한 조합원의 사례를 들었다. 박정훈 조직국장은 “이 조합원은 지금까지도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제대로 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노동자들은 도로 위 만연한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인천광역시 서구에서 배달노동자를 숨지게 했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의 가해자가 올해 1월 12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를 들었다.

구교현 지부장은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는 없다지만, 처벌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음주운전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라이더유니온지부 역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성배 라이더유니온지부 서울지회 지회장은 향후 “지난해 조합원 17명, 비조합원 3명 총 20명의 배달노동자가 참여했던 ‘라이더안전지킴이’ 활동을 확대해 음주운전 의심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라이더안전지킴이 활동은 배달노동자들이 동북권 서울특별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현재 서울노동권익센터로 통합)와 연계해 지난해 벌인 사업이다. 당시 단장을 맡았던 전성배 지회장은 “당시에는 성동구와 광진구를 중심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로 활동했지만 도로 파손 및 위험물 신고 500여 건, 인명구조 3건, 음주운전 신고 1건 등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의 참가자들은 이번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가운데 가해자의 차종과 성별·직업, 사건 당시 가해자의 차량에 반려견이 타고 있었던 점 등을 내세워 자극적으로 보도한 사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구교현 지부장은 “고급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만 음주운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만 음주운전을 하는 것도 아니”라며 “음주운전은 누가 어디에서 저질렀든 똑같이 처벌받고 비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에 처하라! 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엄벌촉구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탄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열린 ‘음주운전 가해자 엄벌에 처하라! 라이더 및 시민 1,500명 엄벌촉구 탄원서 접수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탄원서를 접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