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공공성-노동권 연결 위해선 예산·일자리 확대해야”
공공운수노조, “공공성-노동권 연결 위해선 예산·일자리 확대해야”
  • 김온새봄 기자
  • 승인 2024.02.28 19:48
  • 수정 2024.02.2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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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2024년 정기대의원회 열려
주요 투쟁 의제로 ‘예산·일자리 확대’ 선정
임원 선거·결의안 채택 안건은 정족수 부족으로 유회
28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2024년 정기대의원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위원장 엄길용, 이하 공공운수노조)가 28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2024년 정기대의원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대의원들은 노조의 중장기 목표인 ‘공공성과 노동권의 연결·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의제로 ‘예산·일자리 확대’를 선정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화물연대본부 울산지역본부 한국알콜지회 고공농성, 전북평등지부 전주리싸이클링분회 천막농성,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오체투지 등 현재 진행 중인 공공운수노조 단위조직들의 투쟁을 언급했다. 엄길용 위원장은 “비정규직, 하청, 중소·영세사업장 동지들은 공공운수노조의 영원한 의제인 ‘공공성 강화·노동권 확대’를 위해 온몸으로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직적 성장과 곳곳에서 벌인 연대투쟁 등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25만이라는 수에 걸맞는 온전한 힘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앞으로 현장에서 동지들을 만나며 의견을 적극 반영해 나갈 테니 오늘 대의원회에서도 치열하게 토론해 달라”고 청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은 한반도 주변에서 고조되는 전쟁 위기, 초고령·저출생, 기후 변화 등 다중의 위기 상황이지만 노동자와 서민, 민중의 생존을 지켜야 할 정권은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며 격려사를 열었다.

또 “지금은 윤석열 정권에, 시대적 변화에,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맞서 고민하고 결의하며 실천해야 할 시점이고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는 노동권과 공공성에 그 답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아울러 “2024년은 총선이 있는 해이기만 한 게 아니라 시대적 변화 속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되는 시기”라며 “공공운수노조 25만 조합원들과 함께 민주노총이 올바른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임사에 나선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제3기 위원장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 모든 투쟁이 봉쇄당했을 때 우리 동지들이 가장 먼저 투쟁의 포문을 열어 주셨던 것, 7월 2일 한여름에 총궐기투쟁을 했을 때 즐겁게 춤을 추며 투쟁하던 교육공무직 동지들을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현정희 전 위원장은 조합원들을 향해 감사를 표하는 한편, 후임 엄길용 위원장을 향해 “지난해 의결했던 대로 2026년까지 모든 조직이 산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꼭 결의를 지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8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민회관에서 열린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2024년 정기대의원회’에서 참석자들이 회순을 심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osbkim@laborplus.co.kr

대의원들은 2024년 사업계획안을 의결하면서 전체 노조 차원의 주요 의제로 ‘예산 및 일자리 확대’를 선정했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공공성과 노동기본권의 연결 및 확대 △22대 총선을 맞아 정치·사회 쟁점화 사업을 강화하며 하반기 입법 투쟁으로 연결 △하반기 공동투쟁·공동파업 조직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총노동 전선 구축 △‘공공운수노조 조직발전전략(가)’ 수립 및 2025년 정책대의원대회로 확장 등이 주요 사업 전략으로 나왔다.

다른 주요 안건으로는 ‘중앙조합비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조합원의 임금에 따라 구간별로 금액을 정해 놓는 현행 정액제에서 월 임금에 일정한 비율을 곱한 금액을 납부하는 정률제로 납부 방식을 바꾸는 것, 구체적인 실현을 위한 단계별 계획이 안건의 주된 내용이었다.

다만 해당 안건은 대의원들이 “안건이 상정되기까지 단위 사업장에서 낸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총원 387명 중 재석 197명, 찬성 96명(재석 인원 48.7%)으로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엄길용 위원장은 “중앙조합비 인상이나 정률제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안건의 세부 내용을 더욱 보완해 다수의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전임 집행부에 대한 감사패 전달을 비롯해 모범조직·조합원 시상식, 연대단체 특별상 시상식 등도 함께 이뤄졌다. 회순 가운데는 부위원장 선거와 결의문 채택도 예정돼 있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유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