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옹호에 업무 배제?···피해 신고 공대위 출범
페미니즘 옹호에 업무 배제?···피해 신고 공대위 출범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4.03.06 17:44
  • 수정 2024.03.0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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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페미니즘 사상 검증 피해 사례 발표 및 공대위 출범 기자간담회 열려
공대위 “피해 신고 채널 운영하고 노동자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모색할 것”
강미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발표 및 공대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강미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발표 및 공대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페미니즘 사상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기업 채용이나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을 겪었다는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가 공개됐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공동대응 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 채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를 신고받고 이들을 보호·지원하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이하 여성노조), 청년유니온,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공대위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대위 출범을 알렸다. 

이날 공대위는 여성노조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온라인으로 제보받은 페미니즘 사상 검증 관련 피해 사례 일부를 발표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제보자 56명은 일터에서 페미니즘 사상 옹호 여부를 검증당하고 만약 페미니즘을 옹호한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상 불이익, 정신적 피해 등을 입은 경험을 제보했다.

구체적인 피해 경험에는 △작업물(게임 일러스트, 웹툰·웹소설 등) 교체 및 고지 없이 무단 수정 19건 △직장 내 괴롭힘 17건 △채용 과정 중 성차별 경험 및 입사 취소 14건 △사이버 불링 9건 △SNS 검열 및 관리 9건 △부당해고 및 계약 해지 7건 △계약서상 불이익(페미니즘 사상 옹호가 확인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 등) 조항 2건 등으로 나타났다.

공대위는 주로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하거나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노동자들이 관련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게임·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로부터도 페미니즘 사상 옹호 여부에 대한 검증을 받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유리 여성노조 조직국장은 공대위에 참여한 일부 단체들이 페미니즘 사상 검증 관련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활동 등을 해오면서 관련 피해 경험을 이야기할 곳을 찾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를 발족해 관련 피해 신고 채널을 운영하고 사회적으로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대위는 게임·콘텐츠 업계 노동자들이 프리랜서 신분인 경우가 많아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제한 등의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적 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관철시켜 나가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관련 피해 신고센터 바로가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발표 및 공대위 출범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페미니즘 사상검증 피해사례 발표 및 공대위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