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존중’해야 제대로 된 돌봄·급식 가능”
“‘노동 존중’해야 제대로 된 돌봄·급식 가능”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4.03.25 22:22
  • 수정 2024.03.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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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 제22대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방과후학교·초등돌봄교실 법적 근거 마련, 학교급식노동자 정기 건강검진 실시 등 요구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학교비정규직 22대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학교비정규직 22대 총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제22대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과 각 정당에 교육공무직 법제화,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학교급식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법안 마련,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 명문화 등도 촉구했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위원장 민태호, 학교비정규직노조)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의 법제화를 요구했다. 교육공무직은 법적 지위 없이 각 시·도 교육청의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임금체계·복리후생 등을 다르게 적용받고 있어 교육공무직 간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교육공무직의 법적 지위를 마련해 지역 간 차별 없는 임금체계 수립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은 그간 법적 근거 없이 교육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운영돼왔다. 지침은 각 시·도 교육청이 여건에 따라 수정할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교육부 차원의 예산이나 인력 운용 등에 관한 계획 없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이 운영되면서 단기 계약을 반복 갱신하는 방과후강사, 일부 초등돌봄 인력 등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교육부는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을 통합한 ‘늘봄학교’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늘봄학교 지원 특별법(가칭) 제정 등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늘봄학교 운영 공간, 전담 인력 확보 등을 위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교육부가 내놓은 계획과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이 맥락상 비슷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늘봄학교라는 명칭이 익숙하지 않아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의 법적 근거 마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비정규직노조는 학교급식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법안 마련도 촉구했다. 학교급식노동자들은 조리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 등에 노출되면서 폐암 등 각종 질환에 대한 산재 인정을 받아 왔다. 이를 두고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조리흄 등을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로 인정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급식실 안전 점검, 학교급식노동자 건강검진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비정규직노조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노동관계법에 명문화할 것도 요구했다. 학교비정규직을 포함한 비정규직들이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적인 처우를 받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 같은 총선 요구안을 발표하며 “노동 존중 없이 돌봄·급식 등 교육복지는 성공할 수 없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차별 해소 등) 없이 불평등 해소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학교비정규직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등이 꾸린 야권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인 정혜경 후보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혜경 후보는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 정치국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순번은 5번을 배정받았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정혜경 후보가 의원으로 선출되면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에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