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노조 “구조조정 반대‧‧‧SK, 회사 정상화 투자해야”
11번가 노조 “구조조정 반대‧‧‧SK, 회사 정상화 투자해야”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4.03.27 18:17
  • 수정 2024.03.29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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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11번가노조 “추가 구조조정 없다던 회사 거짓말‧‧‧저지 투쟁나설 것”
11번가 “희망퇴직‧전환배치, 적자 탈피와 이커머스 경쟁력 높이려는 차원”
SK11번가노동조합이 27일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 고용안정 쟁취! 사업 정상화!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SK11번가노동조합

11번가 노동조합이 사측에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회사 정상화를 위한 SK그룹 차원의 투자를 요구했다.

전국정보통신미디어노동조합연맹 SK11번가노동조합(위원장 예병학)은 27일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 고용안정 쟁취! 사업 정상화!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11번가는 크게 두 경로로 인력감축을 진행 중이다. 하나는 전환배치다. 사측이 50여 명의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전환배치를 통보한 뒤,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는 게 SK11번가노조의 설명이다. 전환배치 대상자들의 기존 업무는 화장품 제조·판매, 광고채널 사업, SK텔레콤 휴대폰 온라인 판매 등이며 이들은 기존 업무와 무관한 물류센터, 고객센터 등으로 발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11번가는 지난 2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앞서 11번가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프로그램(넥스트 커리어)을 실시한 바 있다.

SK11번가노조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시행할 당시 두 각자대표는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공표했다”며 “그러나 직후 팀의 해체와 기존 인력의 분산배치가 은근슬쩍 시행되었고, 팀의 해체를 맞은 인원 중 일부를 갑작스럽게 물류센터로 발령했다. 그리고 지금은 인사발령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1번가는 애초부터 경영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었고, 진작부터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가 거짓말을 하면서 구조조정 단계를 밟아가고 있으니,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수정 SK11번가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조합도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희망퇴직과 자연 감축을 진행하되 업무 효율화를 높이자는 데 동의했다”면서 “그랬던 회사가 노동조합과 합의도 없이 고용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갑자기 강제 발령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희망퇴직과 전환배치 등을 연이어 실시한 뒤에 정리해고 통보를 해버리면 그땐 막을 수가 없다”며 이번에 투쟁을 선포한 배경을 밝혔다.

이날 SK11번가노조가 밝힌 요구안은 ▲11번가에서 강행된 희망퇴직 프로그램과 강제 인사발령 즉각 철회 ▲SK그룹 차원의 11번가 정상화를 위한 운영비 투자 즉각 실시 ▲모회사인 SK스퀘어에서 11번가 지분 100% 인수한 뒤 책임경영 이행 ▲SK수펙스 추구협의회와 노동조합 간 대화 등이다. SK수펙스 추구협의회는 SK그룹 내 최고 협의 기구다.

SK11번가노조 “회사 대표가 실무진 뒤에 숨어 경영자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다하고 있지 않으니, 그 위에 있는 SK스퀘어와 SK수펙스 추구협의회 등을 상대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11번가는 적자 누적과 지난해 기업공개(IPO) 무산과 매각 협상 결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의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포기 결정도 경영난을 불러온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11번가는 <참여와혁신>에 “넥스트 커리어, 전환배치 등은 매각 등과는 무관하며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11번가는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아웃소싱하거나 협력업체를 통해 진행하고 있던 업무를 내부 구성원들이 진행토록 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전환배치를 하기 위한 구성원 면담을 진행 중”에 있으며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자발적인 신청에 의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