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주주가치 위한 단기 수익 추구는 바보 같은 생각”
잭 웰치 “주주가치 위한 단기 수익 추구는 바보 같은 생각”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9.03.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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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당면 과제는 노동자ㆍ고객ㆍ상품” 뒤늦은 자성
주주가치 경영의 창시자이자 신봉자로 불리는 잭 웰치 전 GE 회장이 “기업 주주가치의 추구는 가장 바보 같은 아이디어”이라는 반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 발언의 당사자가 잭 웰치라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잭 웰치는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여년간 재계를 지배했던 단기 수익 추구와 주가 견인을 통한 기업 주주가치의 추구 이념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잭 웰치는 또 “주주가치는 경영에서부터 노동자를 포함한 집합된 노력의 결과물일 뿐”이라며 “기업의 단기 수익은 기업의 장기 가치의 증대와 결합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의 ‘자성’은 그가 GE 회장으로 20년 간 일하면서 추구했던 경영 방침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잭 웰치가 취임할 당시인 1981년 GE의 매출은 270억 달러에서 퇴임할 때인 2000년 1290억 달러로, 순이익은 15억 달러에서 127억 달러로 증가했다. GE의 시장가치는 무려 5300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400여 개의 사업 또는 생산라인을 처분하고, 전체 직원의 1/4인 11만2000명을 해고했다. 그래서 <포춘>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무자비한 경영자’ 1위에 선정되기도 했고, <뉴스위크>는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건물은 멀쩡한데 사람들만 조용히 죽어나간다는 뜻이었다.

공교롭게도 잭 웰치의 인터뷰가 나온 시점에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S&P가 GE의 신용등급을 AA+로 낮추면서 지난 1956년부터 지켜왔던 최고 등급에서 제외시켰다.

기업 경영의 최고 가치가 ‘돈’이 아닌 ‘사람’이라는 잭 웰치의 ‘때늦은’ 전향 선언이 한국의 경영자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