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물] 金의 還鄕
[이달의 인물] 金의 還鄕
  • 참여와혁신
  • 승인 2009.04.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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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金의 還鄕)에 금(金)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귀국길이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로 한껏 높아진 기대치에 비해 주축 선수들은 빠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는 이는 누구도 없었다. 결국 등 떠밀려 맡은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얼굴 두꺼운 정치꾼들은 금세 ‘김인식 리더십’을 끌어다 이용하기 바쁘다. 내용물은 사라지고 그럴듯한 포장만 챙기려 들고 있다. 그들은 모른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김인식의 리더십은 ‘믿음’에서 출발한다. 믿음이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은 결코 생략될 수 없다. 믿으라는 ‘말’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는 부족한 선수 자원을 탓하지 않았다. 그저 ‘적재적소’에 가장 적합한 선수를 투입할 뿐이다. 그리고 뚝심 있게 밀어붙일 때와 세밀하게 작전을 세울 때를 정확하게 분별한다. 그런 다음에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위대한 도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디에 서 있는 걸까. ‘도전’을 하고나 있는 걸까. 혹은 그 도전이 ‘위대’하기는 한 걸까. 지금 위정자들이 자문해봐야 할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