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PSI 전면 참여 중단하라!
[기자회견문]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PSI 전면 참여 중단하라!
  • 민주노총
  • 승인 2009.04.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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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일시 : 2009. 4. 15(수) 오전11시.
- 장소 : 외교통상부 정문 앞
- 주간농성 1일차 일시 : 2009. 4. 15(수) 12시~18시
- 4월 15일 PSI 참여 미발표시 4월 16일까지 진행(10시~18시)



1. 대북 봉쇄 노리는 불법적인 PSI 전면 참여 중단하라!

이명박 정권이 북의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14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결정했다.
PSI는 대표적인 네오콘인 존 볼튼이 입안한 것으로서, 애초부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를 명분으로 북한을 비롯한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봉쇄를 목적으로 한 체제다. 특히, PSI의 핵심 행동원칙인 ‘차단(Interdiction)’은 군사용어에서 ‘포격과 폭격을 동원해서 상대방의 행동을 저지하는 행위’로 나포나 억류보다도 훨씬 강력한 군사행위를 뜻한다.

뿐만 아니라 PSI는 북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관련 시설과 인원을 미국 주도로 장악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작전계획 5029과 내용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또한, 북한이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비롯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이용해서라도 이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된 한미양국의 워킹그룹과도 연관되어 있다. 또, 한미연합전쟁연습에 대량살상무기 차단 훈련이 포함되어 미군 주도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태스크 포스(TF) 편성훈련이나 한미 공군의 특수작전요원 침투훈련이 벌어지고 있다. PSI는 이처럼 북에 대한 봉쇄를 노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북의 대량살상무기 탈취를 추구하는 작전계획 5029 등과도 내용적으로 긴밀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것이다.

PSI는 공해상에서의 자유항행원칙과 상대국 영해에서의 무해통항권을 규정한 유엔해양법 협약에 위배되며, 정전협정 상의 군사인원과 무기반입금지(2조 13항), 적대행위와 봉쇄금지조항(2조 14~16항)에도 위반된다.

이명박 정권이 PSI에 전면 참여한다는 것은, 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선제공격적 성격의 북에 대한 차단작전에 정식으로 가담하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미국이 집요하게 한국의 PSI 참여를 요구해 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명박 정권이 북의 인공위성 발사 직후 PSI에 전면 참여하는 이유도 북을 제재 압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안팎의 반발과 우려를 무릅쓰고 이명박 정권이 PSI에 전면 참여하는 의미가 없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대북 봉쇄를 노리는 불법적인 PSI에 참여하지 말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2. 인공위성 발사를 핑계로 한 PSI 전면 참여 중단하라!

북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의장성명을 발표하여 이를 '비난(condemn)'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배(contravention)'라고 규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북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리의 부당 천만한 처사를 단호히 규탄 배격”하고, “6자회담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의 무장해제와 제도전복만을 노리는 마당으로 화한 이상 이런 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6자회담의 그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은 이와 함께 영변 핵 불능화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의 핵 전문가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니터 요원에게 북한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이로써 어렵사리 진전되어오던 6자회담이 파탄나고 정세는 2005년 9.19공동성명 이전상태로 돌아가게 되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는 또다시 심각한 군사정치적 대결상태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이 북의 인공위성 발사와 그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발표 직후 PSI에 전면 참여한다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대북 강경책으로 남북관계가 파탄상태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이 대북 봉쇄를 노리는 PSI에 전면 참여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내모는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짓이다.

이명박 정권은 PSI 전면 참여에 대한 안팎의 비난이 빗발치자 PSI 전면 참여가 북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이전과 달라질 게 없으니 염려할 것이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아니라면 PSI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말에서 보듯이, 명분없는 PSI 전면 참여의 위험성을 호도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대로라면 그들이 굳이 북이 선전포고로 간주하는 PSI에 전면 참여해야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과 국내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사수하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와 7천만 민중의 이익을 외면한 채 PSI 전면 참여를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역사에 용서받을 수 없는 대죄를 짓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PSI 전면 참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이 오로지 숭미 사대주의와 천박한 대결의식에 사로잡혀 끝내 PSI 전면 참여를 고수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세력의 압력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후의 모든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09. 4. 15.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다함께, 민주노동당, 범민련남측본부, 사회진보연대,
예수살기,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연대, 진보신당,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진보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