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인륜마저 저버린 [PD수첩] 수사 중단하라
[성명] 인륜마저 저버린 [PD수첩] 수사 중단하라
  • PD연합회
  • 승인 2009.04.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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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보슬 PD가 검찰에 강제 체포됐다. 김보슬 PD는 4월 19일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다. 이명박 정권은 결혼을 코앞에 둔 신부마저 기어이 잡아가고 말았다. “결혼식장에서 체포되는 모습은 보일 수 없다”며 4일 남은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 MBC 밖으로 나갔더니 검찰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 예비 며느리를 끝내 잡아갔다. 이성을 상실한 독재정권에게 인륜 따위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애시 당초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방송을 두고 '명예훼손'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벌이는 것 자체가 희대의 코미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보는 앞에서 이춘근 PD를 잡아갔다가, 계속 잡아가둘 명분이 없으니 슬그머니 풀어줬던 게 엊그제인데 또 다시 김보슬 PD를 잡아가다니 제 정신이 박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게 만든 협상을 두고 '잘못된 협상'이라고 지적한 게 이유인가? 다우너소가 도축되는 상황을 두고 광우병에 걸린 소가 수입될 수 있다고 걱정한 게 잘못인가? 미국에서조차 '외국에 나가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최초의 사례'라고 우려했던 사람을 두고 '인간광우병 의심환자'라고 소개했던 것이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마저 잡아갈 이유란 말인가.

우리는 입이 아프도록 검찰에게 질문했지만, 검찰은 엉뚱한 꼬투리만 잡고 언론플레이나 일삼았을 뿐 다우너소가 광우병과 무관하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고, 정부협상단이 잘된 협상을 했다는 수사결과도 내놓지 못했다. 수사를 접어야 마땅함에도 검찰은 김보슬 PD마저 잡아가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왜 이리도 무모한 짓을 계속 하는지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권은 언론인을 상대로, 아니 국민들을 상대로 기어이 전쟁을 벌일 모양이다. 지난해 시청을 뒤덮고 청와대를 감쌌던 촛불이 다시 부활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발악을 하는 모양이다. 권력기관을 동원해 지금과 같이 반인륜적이고 폭압적으로 짓누르기만 하면 조용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이명박 정권의 계산 착오다.

단언컨대 노종면 구속, 이춘근 체포, 급기야 김보슬 체포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권이 보인 만행은 정권의 종말을 재촉하는 자충수다. 이미 우리가 지적했듯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조차 '미친 탄압병'이라며 조롱하고 질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언론자유를 위해 '언론인 보호법'을 추진하는데 한국은 언론자유를 짓밟고 언론인을 탄압하기에 바쁘다.

이제 곧 촛불이 일어난 지 1주년이 된다. 국민들은 다시 촛불을 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선언했듯 우리를 포함한 언론인들이 먼저 촛불을 들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지금 당장 김보슬 PD를 석방하고 <PD수첩>에 대한 정치보복수사를 중단하라.

2009년 4월16일
한국PD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