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만성적인 피부질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랜 기간의 경과과정 중에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매우 어려운 질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로 20대 전후에 자주 발생하고 늦가을이나 겨울에 악화된다고 되어 있으나 최근 들어 연령이나 계절에 관계없이 발병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좁쌀 같은 발진에서 시작해 각질로

전형적인 건선은 작은 좁쌀 같은 발진에서 시작하여 점차 각질이 나타나고 다른 부위에 새로운 발진들이 뭉쳐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약간의 가려움증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처럼 잠들지 못할 정도의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각질을 떼어내고 난 자리를 긁게 되면 붉게 출현된 반점을 보이고 주로 팔꿈치, 엉덩이, 정강이 부위 등 뼈가 닿는 부위에 잘 발생하며, 머리에도 잘 생기기 때문에 간혹 두피에 발생하는 건선은 지루성 피부염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건선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특징적인 피부 발진의 모양과 경과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 진단할 수 있지만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성 피부염, 화폐상 습진, 곰팡이 감염 등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원인 명확치 않아 치료 어려워

건선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결코 쉽지 않고, 원인치료 보다는 증상의 개선을 위한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나 내복약,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약물의 특성상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만성적인 경과과정을 거치는 건선의 경우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이런 약들을 계속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순환의 장애로 혈열, 담음이 만들어지고 이로 인하여 건선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치료에 있어 피부의 울체를 풀어주는 약이나 피부의 열독을 내려주는 약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워낙 치료기간이 길고, 치료효과에 대한 개인적인 차가 크기 때문에 한방에서도 원인 치료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단순히 어떤 한 가지 치료보다는 전반적인 전신건강을 유지하면서 건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체질에 따른 원인치료만이 가장 효과적으로 건선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잦은 목욕은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한다

건선이 발생한 피부를 문지르거나 자극을 주면 건선이 악화되기 때문에 때를 밀거나 건선으로 인한 각질을 억지로 떼어내는 것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가려움 때문에 건선부위를 긁게 되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바람직하고, 광선요법을 통해 건선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햇볕을 너무 많이 쪼이면 화상으로 인하여 건선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너무 잦은 목욕이나 장시간 물에 담그고 있는 것은 피부를 도리어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가벼운 정도의 세정을 해줘야 합니다. 너무 가려움증이 심하거나 건선 부위를 긁어 2차 감염이 발생했다면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를 사용해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단, 스테로이드 함유 연고는 너무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치료계획 설정해야

술과 담배, 잘못된 식습관이 건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전신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어느 질환에서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건선에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는 건선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건선이 아무리 난치성 피부질환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전반적인 증상을 잘 살펴 개인적인 체질에 맞는 처방을 사용하면서 올바른 생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결코 치료 못하는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건선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현재의 증상보다 건선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설정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