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수업확대, 논란 가열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확대, 논란 가열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6.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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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환영” VS 전교조 “보육문제면 보육시설 늘리자고 해야”

정부가 검토 중인 초등학교 수업시간 확대 방안과 관련해 한국노총은 찬성을, 전교조는 반대를 주장해 앞으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교육과정특별위원회는 △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10년으로 지정된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9년으로 단축하는 방안 △ 이수 교과목 축소 △ 초등학교 저학년(1, 2학년)의 수업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미래형 교육과정’ 시안을 마련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현재 4교시까지 진행하는 수업을 6교시로 확대함으로써 맞벌이 부부의 보육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이 교육과정특별위원회의 취지다.

이에 대해 지난 2일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한국노총은 일·가정 양립 방안과 여성일자리 창출 정책 차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확대를 주장해 왔다”며 “이번 초등 저학년 수업시간 확대 논의는 부모의 방임문제 해결과 사교육비 부담완화, 부모의 심리적 안정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수업시간 확대 방침이 저학년 학생들의 수업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학교에 들어가기 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정규프로그램도 3시 정도에 끝나는 점을 감안 했을 때 아이에게 크게 무리가 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며 “또한 확대되는 수업시간이 체험학습과 체육활동,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으로 채워져서 아이들이 공부에 시달리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하면 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덧붙여 “확대되는 시간이 기존 선생님들의 업무량 증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신규교사 충원 등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창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노총의 환영 성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수업시간이란 것은 학생들의 지적능력, 체력 등을 고려해 소화할 수 있는 수업시수를 연구단계를 거쳐 만든 것이지 주먹구구식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 발달 단계의 변화에 대한 어떠한 연구도 없이 수업시수를 늘리자는 것은 불성실한 교육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노총이 주장했던 맞벌이 부부의 보육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는 “6교시를 진행하면 오후 3시에 끝나는데 그때 퇴근하는 부모가 있냐”며 “그런 주장이라면 초등학생의 수업을 9교시, 10교시를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사회 안전망 확충을 통한 보육시설의 확대를 주장해야지 수업시수를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다는 것.

또한 교육계에서는 신규인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한국노총의 주장에 대해 지금 상태에서 정부가 신규인력을 채용할리 만무하고 오히려 기존 선생님들의 업무강도만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시간 확대가 과연 보육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을지, 또한 교육과정특별위원회가 이번 시안을 정식 정책으로 반영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