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얼마나 더 죽일 것인가!
[보도자료] 얼마나 더 죽일 것인가!
  • 금속노조
  • 승인 2009.07.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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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쌍용차와 노동자를 살리는 일에 즉각 나서라!

쌍용차 노동자가 또 세상을 등졌다. 정리해고가 강행된 이후 세 번째다. 2일 아침 7시경 경남 진해 한 공사장 승용차에서 33세의 젊은 노동자가 번개탄을 피운 채 숨진 채로 발견됐다. 쌍용차 사측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을 한 쌍용차 노동자였다. 창원지회 조합원인 이 노동자는 희망퇴직으로 무척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없이 침통하고, 분노를 참을 길이 없다. 우리가 ‘해고는 살인’이라고 그렇게 외쳤는데 그렇게도 철저히 외면하더니, 또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우리는 2명의 노동자가 극한 스트레스로 사망했을 때 정리해고 강행으로 노동자에게 더 이상 생명의 위협을 가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했다. 또한 또다시 일어날 죽음을 막기 위해 전문 의료진 검진을 하고, 그 결과 3명중 1명이 고도우울증 증세를 보였다(6.11 발표)고 밝혔다. 이는 다른 노동자 보다 최대 19배 수준이었다. 이에 더 많은 노동자가 정리해고로 살인적인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경고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자고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쌍용차 사측은 노노갈등으로 사람을 죽게 하고, 수십 년간 함께해온 동료들을 서로 폭행하게 만들고, 불법적으로 용역깡패를 동원해 평택공장 시설을 파괴하고 노동자를 폭행하는 데 소중한 쌍용차 자산을 낭비하며, 정리해고 강행에만 몰두하고 있다. 28억을 이렇게 낭비하면서, 강제로 희망퇴직을 시켜놓은 노동자들에게는 퇴직금 한 푼 내주지 않아 결국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정리해고, 희망퇴직 강요가 결국 노동자를 계속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리해고가 될 경우, 노동자가 살아갈 길이 무엇인가. 실업률이 사상최대이고, 자영업자와 중소영세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자리를 강탈당한 노동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아가라는 것인가. 쌍용차 노동자 중 85%가 갚아야 할 빚이 있고, 국민 평균 부채가 소득의 46% 정도다.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죽음을 선택하고, 이혼을 선택하고,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것이 왜인지를 굳이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로 인해 노동자가 3명이나 죽음에 이르렀는데,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쌍용차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정부와 상하이자본, 무능한 경영진 때문이었다. 결코 노동자가 쌍용차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측은 계속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태세다. 이제는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자이자,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당사자인 정부가 나서야 한다.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정부가 직접 교섭에 나서서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하라. 그것만이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수수방관하다가 사측이 또다시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공권력이 투입되어 용산참사와 같은 대량참사로 쌍용차 사태가 정리된다면, 이명박 정권은 종말을 고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가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이제는 정부가 사태를 수습하고 해결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금속노조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힘차게 싸우겠습니다.

2009. 7. 3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