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출연기관협의회 ‘산별 건설’
노동부출연기관협의회 ‘산별 건설’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9.07.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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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서 산별로, 공기업 소산별 신호탄 되나
“공동행보로 대정부 투쟁 동력 만들 것” 선언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동부출연기관협의회(이하 노출협)가 6월 30일 한국노총 5층 노블레스 홀에서 노동부출연기관노동조합(이하 노출연) 출범식을 갖고 협의체 구성 11년 만에 산별 깃발을 올렸다.

이로서 한국산업인력공단,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 한국고용정보원 등 7개 노동조합은 향후 노출연 산하 지부로 편재되며 초대 산별 위원장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노동조합 김용선 위원장이 당선됐다.


노출연, 협의체 산별전환 계기 될까

노출연의 산별건설은 정부부처 산하 노동조합으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방안 추진으로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실제로 공공부문에는 공공노협(공공부문 노동조합협의회), 국노협(국토해양부 산하노동조합협의회), 문노협(문화관광부 산하노동조합협의회) 등 소속 부처, 공통 현안 여부에 따라 다수의 협의체가 구성돼 있다. 상급단체에 관계없이 ‘현안 및 소속 부처’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협의체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공식 기관으로의 전환 추진’을 논의하기도 했다.

공공부문의 한 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실 공공부문의 이슈가 모든 단사의 현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며 “협의회 내에서는 공통 현안이 일치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나 공통 행보에 있어 단일한 의견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한편 협의체가 공동행보를 가져갈 경우 양대노총 공공부문의 ‘힘겨루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한 협의체 소속 위원장은 “협의체는 있지만 어느 누가 나서서 의장으로 총대를 메는 것은 꺼려한다”며 “직·간접적으로 양대 노총 공공조직에서 견제가 있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산업인력공단노동조합 이인상 위원장은 “노출협은 협의체의 목적을 분명하게 하고 이것이 정치 구도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사 위원장이 1년씩 돌아가면서 의장직을 수행하도록 했다”며 “각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산별 전환만이 공공부문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노동계 ‘큰 틀’ 만들어야

지난 6월 11일 7개 노동조합에서 실시한 산별전환 조합원 총투표에서 평균 89%의 찬성으로 산별로의 조직변경이 통과됐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김용선 위원장은 “더 이상 내가 단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우리 조합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지부를 순회하면서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과 현실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출연은 출범에 부쳐 “이번 산별 전환을 통해 전 정부부처 산하조직이 산별로 전환되는 도미노현상이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공공부문 전체의 대 산별전환이라는 한국사회 노동운동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일괄적 구조조정 및 신입직원 임금삭감, 공공기관의 단체협약 분석과 상위직급 제한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일대 변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별전환은‘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선진화 방안으로 인한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 산하조직으로 최초 산별전환을 이룬 노출연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