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기업지부 해소방안' 확정 못한 채 유회
끝내 '기업지부 해소방안' 확정 못한 채 유회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7.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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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안 확정돼도 시기·집행력 미지수
▲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24차 임시대의원대회 도중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잠시 정회를 선언한 후 뒷짐을 진 채 걷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금속노조의 24차 임시대의원대회가 기업지부 해소방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유회됨에 따라 2달여 앞으로 다가온 기업지부 해소시점을 두고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부장 사퇴로 인한 집행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선거 방침을 결정했지만, 이번 대의원대회 유회로 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는 지난 77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한 가지 쟁점사항을 제외한 채 기업지부 해소와 관련한 중앙위원회 단일안에 합의했다. 쟁점사항은 대표지회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것. 이에 대해 78차 중앙위원회에서는 규약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 대의원대회에 올려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쟁점의 핵심은 대표지회장이 집행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소속 조합원 전체의 선거로 선출해야 하는데, 이는 금속노조의 규약에 상충될 소지가 있어 규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약개정은 중앙위원회가 아닌 대의원대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므로 지난 13일 24차 임시대의원대회가 소집됐다.

하지만 대의원대회에서 중앙위원회가 상정한 기업지부 해소 관련 규약개정안을 부결시키고, 현장발의안을 논의하던 도중 성원부족으로 유회됨에 따라 대표지회장 선출방식은 다시 중앙위원회로 넘겨졌다.

지난 2006년 12월 10일의 산별완성대의원대회 이후 기업지부 해소방안에 대해 3년 가까이 논의해왔지만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재논의가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지난 기간 동안 이미 나올 수 있는 안은 거의 논의돼 중앙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한다 해도 더 이상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는 9월 말까지 기업지부를 해소하고 지역지부로 편제해야 하므로 시기적으로도 촉박하다. 여기에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것처럼 6기 임원선거를 휴가 이후로 연기하게 되면 9월에는 선거를 치르기에도 빠듯해 실질적으로 시간은 8월 초까지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번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에 다른 안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그 안에 힘이 실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대의원대회 막바지에 중앙위원회가 제출한 원안처리를 주장했던 일부 대의원들이 현장발의안에 대해 일반결의로 처리하기로 한 표결 결과에 항의하며 대회장을 이탈함으로써 새로운 안에 대해서 책임 있는 집행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지부장 사퇴로 인해 기업지부 해소는 물론 임·단협까지 혼선을 빚고 있는 현대차지부의 경우,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기업지부 해소방안이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지부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조기선거 일정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기업지부 해소방안이 확정되지 못함으로써 2달여밖에 남지 않은 금속노조 5기 집행부는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2009년 임·단협과 쌍용차지부의 투쟁에 대한 대책, 노골화되는 정부의 친사용자 정책에 이어 또 다른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