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신무기 실험장인가?
쌍용차가 신무기 실험장인가?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7.2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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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액·테이저건 이어 화학약품까지 등장
▲ 경찰이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성분 미상의 액체가 비닐봉지에 담겨 있다. 금속노조는 이 액체가 스티로폼도 녹인다고 밝혔다. ⓒ 금속노조
도장공장에 고립된 채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 이하 쌍용차지부)가 경찰과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도장공장을 향해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이 분사되는가 하면 테이저건, 성분 미상의 화학약품 제조 등 신무기가 속속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금속노조는 22일 4시간 파업에 돌입해 평택역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별로 결의대회를 열었다. 평택역에는 5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집결해 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쌍용자동차 공장과 헬기장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가 뜨고 앉는 헬기장으로 향하던 대오가 경찰에 막혔으며, 40여 명의 조합원이 연행됐다.

금속노조는 오후 3시 평택역에서 ‘임단협쟁취! 정리해고 분쇄! 공적자금 투입, 쌍용차 회생! 공권력 투입중단! 노정교섭촉구! 금속노동자결의대회’를 열고 15만이 쌍용차투쟁에 함께해 반드시 승리하자고 결의했다.

결의대회에서 무대에 오른 가족대책위는 “임신을 한 제가 얼마나 더 길바닥을 돌아다니며 욕을 해야 남편이 돌아올 수 있는 것이냐”며 쌍용자동차에 투입된 경찰이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을 뿌려대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료진이 공장 안으로 물과 의료품을 전달하고 비인도적인 단수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 6월 22일 금속노동자결의대회 후 헬기장으로 이동하던 조합원들이 발견하고 촬영한 경찰트럭. 화학약품으로 보이는 물품들과 혼합도구가 가득 실려 있다. ⓒ 금속노조
▲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낀 채 트럭에 황급히 무언가를 싣고 있는 경찰 ⓒ 금속노조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쌍용자동차공장과 헬기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헬기장으로 행진하던 조합원들은 헬기장에서 경찰이 화학약품을 섞고 있다가 황급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조합원들은 경찰이 스티로폼을 녹일 정도로 독성이 강한 화학약품을 제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행진과정에서 금속노조 조합원 40여 명이 연행됐다.

▲ 22일 벌어진 충돌에서 경찰이 발사한 무기에 얼굴부위 관통상을 입은 조합원. 얼굴에 박혀 있는 것은 테이저건으로 추정된다. ⓒ 금속노조
같은 시각 공장 안에서는 쌍용차지부 조합원들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이 충돌에서 경찰이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의 일종)으로 보이는 무기를 조합원들에게 발사해 한 조합원이 얼굴에 관통상을 입었다고 금속노조는 밝혔다.

쌍용차지부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각종 신무기를 동원해 강제진압에 열을 올리기보다 평화적인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