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 위한 첫 걸음 뗐지만…
쌍용차, 회생 위한 첫 걸음 뗐지만…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8.0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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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 안에 회생계획안 마련해야…생산·영업·신뢰 총체적 재구축 필요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이 농성을 해제한 후 조합원들과 서로 격려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6일 쌍용자동차 노사의 교섭이 타결되면서 법정관리가 개시 후 6개월 만에 회생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쌍용자동차의 회생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 그동안의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는 것 역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당초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 결정에 따라붙었던 조건은 구조조정, 자금 확보, 신차개발능력 확보 등 3가지였다. 그중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이 6개월의 진통 끝에 정리된 것이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자금 확보 계획을 마련하고 신차개발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조건에서는 금융권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간도 없다. 다음달 15일 2차 관계인집회 전까지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므로 40일 안에 이를 모두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생산라인을 복구해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해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생산라인을 복구하고 차량을 생산하기까지는 2~3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공장을 복구하는 것 외에도 그동안 무너진 부품공급체계를 재구축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품업체 중에는 그 사이 문을 닫은 곳도 있어 부품공급체계를 복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쌍용차 협동회는 이날 노사교섭이 타결되자 법원에 제출한 조기파산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우선 생산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한다는 것. 하지만 쌍용자동차 노사를 상대로 제기하기로 한 100억 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지금은 잠시 유보한다고 덧붙였다.

생산라인이 복구돼도 금융권의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행히 추가 대출을 받아 생산을 재개해도 영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는 단순히 판매망을 정상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너진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지부장이 농성을 해제한 후 조합원들과 서로 격려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런 난관을 극복하는 것과 함께 분열된 구성원들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과제다. 쌍용차지부의 파업 기간 동안 노사간의 극심한 갈등이 표출된 것은 물론 지난 1달여 동안에는 노노간의 갈등도 나타났다. 특히 최근 쌍용차지부가 점거한 공장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공방의 과정에서 서로 간에 볼트 새총을 발사하며 대치하는 동안 감정의 골이 깊게 패였다.

이에 따라 당장 노사간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자금이 확보되고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무너진 노사간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언제든 갈등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길게 보면 노노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간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록 당장은 무급휴직 등으로 농성 조합원들이 공장을 떠나 있지만 이들이 복귀한 후 회사 측에 섰던 동료들과 화합을 이뤄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쌍용자동차가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