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없는 진보정당 통합은 무의미”
“내용 없는 진보정당 통합은 무의미”
  • 김관모 기자
  • 승인 2009.08.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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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MB 공조 결합필요” VS "파업결의하듯 통합추진은 어불성설“
‘진보정당세력의 단결과 통합’에 대한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임성규)은 21일 서울여성플라자 회의실에서 ‘진보정당 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제3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진보정당 세력의 단결과 통합을 위한 민주노총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정갑득, 이하 통추위) 사업경과 보고와 하반기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각 진보정당과 진보단체의 의견을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통추위는 지난 3월 17일 진보정당세력 통합을 위해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구성을 확정하고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그후 4차례의 통추위 회의와 3차례의 통추위 토론회 과정을 거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사노준)과의 교류 및 의견수렴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7월 10일 진보4당 대단결 TFT 구성을 위한 사전모임을 열고 8월 18일 TFT구성과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통추위는 이번 사업경과에 따라 단계별로 민주노총의 정치적 단결과 제2정치세력화 추진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통추위 사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을 대표한 최규엽 새세상연구소 소장은 “통일단결은 승리의 비결이며 진보정치세력의 대연합은 민중의 여망”이라며 “그러기 위해 진보연합은 어디까지나 국민과 민주노총 조합원의 눈높이을 중심으로 이뤄진 반MB전선을 이뤄 반신자유주의와 반제민족주의세력 척결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민주노총의 통추위 사업계획에 대해 진보신당을 비롯한 다수의 진보단체에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를 맡은 안효상 정치학교 교장(사회당 전 부대표)은 “현재의 민주주의와 경제 위기는 보수정권의 회귀로 보고 반MB를 위한 ‘민주 회복’과 같은 비판이나 목표는 적절치 않다”며 “정치세력과 대중과의 소통과 토론을 통한 대안을 중심으로 진보정당 세력의 연대가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혜경 사노준 집행위원장 직무대행도 “반MB 민주연합은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의 본질과 문제점을 도외시한 채 87년 같은 정세인식과 운동내용으로 현 정세의 대립구도를 해석하는 것은 노동자민중운동의 역사를 망각한 행위”라며 “민주노총은 다시금 진보와 진보정치에 대해 고찰하고 모든 정당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방향으로 통합을 이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도 “그동안 진보정당이 분화되는 아픔을 겪었는데 민주노총은 그 원인을 해명하고 각 정당을 설득하는 것이 먼저”라며 “통합경로와 내용, 사전적 조건도 밝히지 않은채 무슨 파업을 처리하듯 계획을 발표하고 찬반투표를 통해 일사천리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토론회는 각 정당들이 현재 민주노총의 진보정당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지닌 것으로 나타나 향후 통추위 사업계획에 큰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효상 교장, 이용길 부대표, 장혜경 집행위원장, 최규엽 새세상 연구소 소장이 발제를 맡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윤태곤 프레시안 기자, 장시기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손혁재 경기대 교수,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