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10.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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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노사정 6자대표자회의 열려…장석춘ㆍ임성규-임태희 설전
알맹이 없는 논의에 난항 예상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노사정 6자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왼쪽부터)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대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6자대표자회의가 1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일정과 실무협의회 구성 논의만 한 채 끝났다.

29일 오후, 여의도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1차 ‘노사정 6자대표자회의’는 첫 만남부터 설전으로 시작됐다.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경총 이수영 회장, 대한상의 손경식 회장, 노동부 임태희 장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모 위원장 등 6명의 노사정 대표가 참석한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장 위원장은 “그동안 시간이 조금 있었지만 노동부의 입장변화를 아직 못 봤다”며 “그렇게 나간다면 우리도 우리의 의지를 버릴 생각이 없다”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는 13년 전에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를 시킨 법”이라며 “폐기됐어야 할 법 때문에 이렇게 만나서 인연”이라며 현재 상황을 비꼬았다.

이어 “노사정 대표자들이 모여 논의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는 상식을 초월해 노동조합에 대한 야만적인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데 임태희 장관의 뜻은 아닐 것”이라며 “아직도 정부와 사용자가 낮과 밤의 태도가 달라서 이 회담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이에 노동계의 공격을 받던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임성규 위원장님이 날치기 통과라고 하셨는데 실제 97년 여야가 합의하에 동의하고 유예시킨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가 대결의 자리가 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 임태희 노동부 장관(뒷모습) 너머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그러나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건진 것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들이 참석한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나온 결론은 △ 논의는 11월 25일까지로 하고 합의하에 연장 가능 △ 실무협의회 1주일에 한 번 진행 등이다.

이에 대해 임성규 위원장은 <참여와혁신>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한 의제를 가지고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 오래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최대한 끝까지 대화에 참석은 하겠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합의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회의에 참석했던 노동계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 위원장의 말대로 원론적 이야기만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의 입장차에 대한 이해나 설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약 한 달간의 회의로 노사정이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는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는 없을 듯 보인다. 비록 참석자들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는 전원 동의했지만 동상이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한편 실무협의회 1차 회의는 오는 11월 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