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42>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 김관모 기자
  • 승인 2009.11.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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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함께 경영 이끈다
회사 목표 공감으로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
주요사안에 대한 직원 의견 담아낼 틀 마련

ⓒ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교직원공제회)는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위해 1971년 ‘대한교원공제회법’ 제정에 따라 대한교원공제회로 창립됐다. 이후 2004년 ‘한국교직원공제회법’으로 개정됨에 따라 사명을 한국교직원공제회로 바꾸고 더케이손해보험(에듀카)과 더케이라이프(예다함) 등을 만들어 저렴하고 효율성 높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가 16조의 자산과 10개의 산하 사업체를 거느리는 등 교직원의 평생복지기관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영의 불투명성과 부실성의 문제도 함께 제기돼왔다. 교직원 복지와 상관없는 투자 확대 등을 이유로 ‘한국교직원공제회에는 교직원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회원들의 불만도 높았다.

따라서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이종서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4대 경영방침(수익극대화, 인재경영, 윤리경영, 회원만족경영) 등을 강조하며 경영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도 올해 박병철 위원장의 재임과 함께 회사의 경영혁신 주도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구성원 의견 강화로 경영진 견제할 힘 필요

노동조합은 회사의 경영혁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이사장 및 감사 선출의 투명성이라고 주장한다. 교직원공제회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예산지원을 받지는 않지만 법률상 임원선출의 최종 권한이 교과부 장관에게 있어 실제로 교과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노동조합은 현 임원선출방식 때문에 교과부 출신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고 선출과정도 투명치 않아 낙하산 인사라며 저지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임원추천위원회안’을 제안해 회사와 적절한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사장 및 감사 선임은 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하고 교과부 장관의 승인을 받게 돼있는데 이 과정이 공개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 따라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기 전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9인 중 1인은 내부 구성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하며 공정한 평가절차를 거치도록 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임원선출방식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런 요구안을 가지고 회사와 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교과부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박병철 위원장은 “현재 이사장 및 감사 선출이 밀실에서 이뤄지고 있어 그 과정을 직원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돼있다”며 “이사장 선임은 정치적인 문제라서 한계점은 있지만 회원이나 직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목표 공감에 따른 노사파트너십

현재 교직원공제회는 노동조합의 역할을 상당부분 인정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노사는 회사 주요 경영현안이 생기면 즉각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교섭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정인영 사무국장은 “노사가 일반 기업과 달리 비영리법인이다 보니 회원만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교직원 복지혜택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평상시에도 사업진행 과정에서 회사가 노동조합에 의견을 묻고 의사소통을 하는 등 상생과 협력을 통해 경영의 내실화를 도모하는 파트너십이 정착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사소통은 교직원공제회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 예로 회원복지 차원에서 추진한 보험사업(더케이손해보험, 교직원공제회종신보험)이 직원들의 큰 역할 중 하나가 됐었다. 문제는 보험업의 특성상 회원의 서비스보다 사업을 확장하는데 더 중점을 기울이면서 회원들의 불만을 샀던 것.

정인영 사무국장은 “대내외적으로 직원들이 보험상품 앵벌이로 전락하고 교직원들은 공제회를 회원들을 상대로 수익만을 추구하는 일반 사기업으로 여기면서 이미지가 많이 손상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사가 함께 회원서비스 혁신팀을 구성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회원들의 호응을 이끌 수 있는 회원만족경영의 기틀을 모색하면서 고객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등의 개선을 이끌었다.

ⓒ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또한 최근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조회사 ‘더케이라이프’의 경우 일반상조회사의 부실에 대한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활동도 추진 중이다. 회사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노동조합도 설명회 및 홍보사업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박병철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복지만을 주장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일순위”라며 “회사의 경영방침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합원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통 강화로 조합원과 함께하는 노조로 변화해야

노동조합은 적극적인 경영참여와 노사소통에 있어 조합원의 공감대 형성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무비데이나 호프데이, 운동경기를 열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작년 초부터 급여자투리 모으기 및 경영실적성과급의 1%를 적립해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를 하거나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나가는 등 사회활동에 대한 인식의 폭도 넓혔다. 더불어 16개 지역본부를 순회하거나 각 분회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대의원들을 만나 조합원의 목소리를 담아가고 있다.

ⓒ 한국교직원공제회노동조합

하지만 아직까지 한계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회사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성과위주의 분위기가 고취되면서 예전 가족 같은 분위기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게 노동조합의 설명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중도를 찾기 위해 조합원간 소통을 이어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2007년부터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노보도 만들었지만 아직 정착해나가는 단계다.

이에 대해 정인영 사무국장은 “지부순회나 중앙집행위원과의 회의 때 나온 논의과정과 결과를 회의록을 통해서 알리면서 중요한 부분들은 그때그때 담아가고 있다”며 “보다 세밀한 부분은 조합원과 직접 대면하면서 설명하고 질의문답을 하면서 조합원과 소통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