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전직 대통령은 물론이고, 또다른 유력 언론사주들의 ‘풍류’도 담겨 있다는군요. 어쩌면 그것마저도 빙산의 일각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기관에서 도청만을 업무로 삼는 부서를 따로 운영했다니 엄청난 X파일들이 어디서 또 불거져 나올지 모를 일입니다.
일전에 장안의 화제가 됐던 연예인 X파일은 명함도 못 내밀게 생겼습니다. 겨우(!) 100여명 연예인에 대한 ‘소문’을 연예담당 기자나 리포터를 통한 수집한 수준이니 어찌 비교가 되겠습니까. 이번 X파일의 규모가 1000명이 될지, 1만명이 될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을지 누구도 모릅니다. 더구나 ‘일개’ 광고대행사와 국가 정보기관의 정보력을 비교하면, 이 기관에서 섭섭해 할 듯 싶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뛰어난’ 정보기관을 갖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원조’ X파일은 멀더와 스컬리라는 두 FBI요원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TV시리즈물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양산시키며 ‘음모 이론’을 확산시킨 이 드라마는 과학적인 설명이 힘든 사건인 ‘X파일’의 배후에 외계인이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The Truth is out there)’는 말을 유행시키죠. 어쩌면 이번 X파일 사건의 진실도 저 너머에 묻혀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조직적인 도청에 의한 자료 축적이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 주변에는 드러나지 않은 X파일들이 많습니다. 재계의 ‘입’ 역할을 하던 한 재벌 기업의 경영권 다툼 와중에 엄청난 비자금 조성과 비도덕적 경영 폭로가 나왔습니다. 그들의 X파일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공식석상에서 물러설 수 없는 반자본 투쟁의 대의와 원칙을 침튀기며 얘기하던 노동운동 활동가는 그 자리가 끝나자마자 사석에서 부동산 재태크의 노하우를 얘기합니다. 과연 이 사람의 X파일은 어떤 색깔일까요.
우리가 보는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지라도 당사자의 진실은 가슴 속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솔직해 지는 것, 그리고 ‘상식’인 듯 싶습니다.
휴가철이 낀 8월에는 진지하게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합니다. 지키지도 못할 원칙과 정치논리가 아닌, 현장에서 풀어나갈 대안은 없는지를 모색해 봐야 할 때입니다. 지금 그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을 직접 당사자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지닌 분들을 모시고 집중 좌담을 가졌습니다. 구름 위의 논의가 아니라 현실에 발 딛고 선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지방분권화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기도 전에 이미 고사상태에 있는 지역 경제의 현실도 진단했습니다. 특히 지역 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지방은행의 육성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자 합니다.
요즘 노동계와 멱살잡이가 한창인 ‘친노동계’ 정부 인사들의 속내도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아울러 노동조합 채용직 간부들의 현실에도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