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호] 조합원과 소통하는 노조 만들겠다
[추영호] 조합원과 소통하는 노조 만들겠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0.02.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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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판매 신장방안 먼저 제안해 고용안정 지킬 것
고용안정 전제 돼야 상생도 가능하다
추영호 금속노조 GM대우자동차지부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지난해 12월 금속노조 GM대우자동차지부 제21대 지부장으로 당선된 추영호 지부장이 올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1년 9개월의 길지 않은 임기지만, 임기 동안 추 지부장이 헤쳐 나가야 할 현안들은 녹록치 않다. 당장 한 고비를 넘었다고는 하지만 GM대우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기업지부 해소 문제도 추 지부장의 임기 내에 풀어야 할 숙제다.

인터뷰 내내 고용안정과 소통을 강조하는 추 지부장으로부터 당면 현안과 GM대우차지부의 앞날에 대한 구상을 들어본다.


고용과 생존권 지켜달라

지부장으로 당선된 지 1달여가 지났다. 16대 위원장을 역임한 이후 두 번째로 GM대우자동차지부를 책임지게 됐는데 출마 동기와 함께 간단한 소감을 부탁드린다.

“98년 12월에 16대 위원장에 당선됐고 2000년 거쳐 오면서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김대중 정부가 대우자동차를 해외에 매각했다. 당시 나는 해외매각 반대투쟁을 하면서 자동차산업은 해외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국부유출이다 판단했고, 나아가서 고용안정에 대한 틀을 마련하는 데 전력질주했다.

대우자동차를 해외에 매각하지 말고 공기업화 할 것을 전면적으로 내걸고 투쟁했다. 정상적으로 대우자동차가 가동되면 그때 가서 매각을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해외매각이 됐을 때 고용안정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해외매각 되고 GM자본이 들어오고 나서 6~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쌍용자동차 진행과정을 보면서 조합원들은 해외자본을 믿지 못했다. 조합원들이 고용을 가장 불안해했고, 고용안정에 무게중심을 뒀다.

16대 때 해외매각 반대투쟁을 했던, 우리들의 고용을 지켰던 당사자인 추영호가 다시 한 번 해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GM자본으로 매각됐지만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고용과 생존권만 불안해졌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우리 조합원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21대 집행부 임기는 1년 9개월이다. 짧은 기간 동안에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는 집행을 해나가겠다.”

조합원이 지부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선거 과정에서 5개 팀이 출마했는데, 5명의 후보들 모두 노동조합 수장으로 거리낌 없이 집행을 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해외매각을 거쳐 지금까지 오면서 우리 조합원들이 받을 수 있는 임금이 많이 깎였다. 조합원들이 최종적으로 나를 선택한 이유는, 회사와 정정당당하게 투쟁할 때는 투쟁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그 속에서 나를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임기가 시작됐지만 아직 집행부 인선이 완료되지 못했는데 왜인지?

“선거는 12월에 치렀지만 공식적으로 업무집행은 1월 1일부터다. 인선작업이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게 아니다. 대의원 활동, 집행부 활동 같은 경력사항을 봐야 하고, 과연 어느 부서에 적성이 맞는지도 엄밀하게 봐야 한다. 하루아침에 빨리 해서 조합원들에게 발표하는 것보다, 늦어도 심사숙고하게 해서 짧은 임기 동안이지만 생사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인선이 필요하다. 그래서 늦어진 부분이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내가 중도실리라고?

일부에서는 추영호 지부장을 두고 중도실리노선이라고 평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대표자의 성향을 가지고 좌파니 우파니 중도실리니 평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나 GM대우차의 현실에 있어서는. 만약 언론에서 낙인찍는 것처럼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자동차 완성4사 해외매각 반대투쟁을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언론이 이야기하는 온건이니 중도실리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부장께서 추구하는 노동조합운동의 상은 어떤 것인가?

“그동안 열심히 했지만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집행간부와 대의원과 조합원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소통해야 하지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출마하면서 공약으로 내건 게 조합원과 소통하는 노동조합이 되겠다, 그 소통 속에서 많은 의견들을 받아서 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대중과 함께 현장과 소통하면서 노동조합다운, 시끌벅적한, 사람냄새 나는 그런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다.”

소통의 구체적인 방안은?

“임원들이 일상업무에 치이다 보니까 현장을 자주 찾아서 조합원들과 인사하고 서로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좀 더 다가서고 소통하기 위해서 ‘민주광장’이라는 홍보물을 임원들이 직접 조합원들의 출퇴근 시간에 나눠주고 있다. 조합원들이 그전에는 없었는데 고생한다며 반갑게 맞아주고, 보기 좋다고 한다.

노동조합만 소통해서는 안 된다. 회사 임원들도 현장 조합원들과 소통해야 한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과 함께 현장에 갔다. 그래서 조합원들 등도 두들겨 주고 의견도 청취하면서 소통의 단초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임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서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이런 것들이 소통하는 것 아니냐? 누구나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기본을 못해서 소통이 안 된다. 21대 집행부는 그렇게 할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가로서 지부장은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는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로서 조합원들의 고용 부분에 목표를 맞추고 활동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내부에서만 활동하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 소리를 듣는다. 지역에서 6년 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연결고리를 찾아서, 내부적으로는 조합 활동가지만 이 울타리를 벗어나면 운동가로서 활동을 하고 싶다.

조그맣게 소망을 이야기하자면 조합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고 살 맛 나는, 일할 맛 나는 일터를 실현하는 것이고, 운동가로서는 노동자 서민들이 일한 만큼 대접 받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일하는 것이다.”

임원이 할 수 있는 게 없어

지난해 GM의 위기 속에 GM대우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여전히 위기는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GM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한 번의 유동성 위기를 넘어섰고 또 Good GM으로 편입이 됐지만, Good GM으로서 GM자본이 GM대우자동차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언론을 통해서 어떻게 가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는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이 불신이 많은 게 외국임원으로, 중요한 자리에는 외국임원으로 대체가 됐다. ISP(외국임원)로 채워지다 보니까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긍지가 무너져버리고, 한국인임원으로서 뭘 어떻게 해봐야겠다 하는 애사심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외국임원들 인건비도 한국임원들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신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해서 임원들의 전면 교체를 요구할 것이다. 한국임원이 한국 땅에서 운영하고 집행해 나가는데 권한이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집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투명한 경영을 요구할 것이다. 현장에서는 GM자본이 5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괴롭다.”

GM은 GM대우가 생산하는 중·소형차를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GM대우의 입지가 좁아지고 심지어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지부장은 어떻게 보는지?

“노동조합에서도 이대로 그냥 방치한다면 미국생산을 시작으로 해서 소형차 생산은 글로벌 생산체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GM대우가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노동조합은 전문가들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을 해서 2010년 단체협상에서 현안문제와 GM대우의 장기적인 발전 전망 제시를 요구할 것이다. 이것을 요구하고 국내에서 GM자본이 철수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요구사항 중에 핵심의 과제가 이것인데,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을 듣고 답변이 시원치 않다면, 그때 가서 보수니, 좌파니 판가름이 날 것이다. 결론은 GM자본이 요구한 것에 대해서 제대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노동조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우선적으로 그런 문제점을 짚고, GM자본이 철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GM철수 막아낼 것

GM대우의 위기는 곧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부장은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가지고 있나?

“2000년도 해외매각 반대투쟁을 하면서 고용안정에 따른 발전전망에 대해서 협약을 체결한 게 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뒤집어져서 1,750명이 정리해고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선 교섭을 통해 생산물량 확보에 대해서 협약을 맺으려고 한다.

생산물량 확보에 대한 협약을 맺고, 사회적으로 공표가 되는, GM대우자본이 대우자동차 조합원들의 고용을 평생보장 한다는 사회적 확약서를, 외국자본이 먹고 튀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협약을 맺는 것이다. 그런 확약서를 맺어서 평생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을 합의하자는 것이다.”

생산물량을 어떻게 확보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은데?

“맞다. GM대우는 90% 이상이 수출이다. 내수판매가 10%밖에 안 된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 중에서 4위로 밀려나고, 내수판매가 거의 없다 보니까 부품정비 조합원들까지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서 부품계열사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아카몬 사장도 얼마 전에 내수판매 신장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그런데 어떻게 내수판매를 신장시킬 거냐 하는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에 우리 조합원 스스로가 내수판매 신장을 위해서 노력한 경험이 있다. 내수판매가 있어야 그게 정비로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이 같이 일자리를 확보하고 함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 내수판매 신장 방법을 제안하고 거기에 따르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이 먼저 할 거다. 거기에 따르는 책임은 반드시 묻겠다.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GM대우에서 수출하면서 시보레 마크를 달고 나간다. 그게 결국 GM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가?

“수출 차량은 시보레 마크를 달고 나가지만 내수판매 만큼은 GM대우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데, 내수판매조차도 시보레 마크로 바꾸겠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GM대우하고 멀어지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3월이나 4월경에 시보레 마크를 달아서 국내에 판매하겠다고 하는데, 만약에 내수판매조차도 시보레 마크를 달고 나가는 것에 대해서 정당성을 투명하게 노동조합에 공개하지 않고, 그냥 서서히 축소시키는 그런 마인드라고 하면 강하게 거부할 것이다.”

기업지부 해소 준비 못해

다른 기업지부들에서 기업지부 해소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컸던 것과는 달리 GM대우차지부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는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개인적으로는 기업지부 해소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그런데 산별노조 완성이 유럽식으로 끼워 맞추기 식 산별이 아니라, 우리 실정에 맞는 산별노조를 연구하고 적용해서 제대로 된 산별을 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지부 해소 문제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조용했던 것은 아니다. 표면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내적으로 그런 부분이 잠재돼 있다.

조합원들이 사실 관심이 좀 떨어졌다.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가야 된다, 말아야 된다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정서에 맞지 않았다. 사업장이 잘 돌아가면 현대나 기아처럼 논란이 치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다 보니까 거기까지 신경을 못 썼던 것이다. 그래서 조용하게 있었던 것 같다.”

금속노조 6기 박유기 위원장은 기업지부 해소를 2011년까지 유예하고 올해 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자고 하고 있다. 기업지부 해소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업지부를 해소해야 한다면 어떤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준비 못한 게 사실이다. 다양한 의견그룹들이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다 받아 안아서 전 조합원이 다 동의를 하는 속에서 기업지부를 해소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자체 내부에서 혼란만 발생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그룹의 의견을 개진해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많은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노동조합이 차단하고 막아내려 했지만 결국에는 통과되고 말았다. 수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단위사업장에서 이 법을 철폐시켜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비정규직 동지들이 정규직과 차별을 얼마만큼 좁혀 내느냐, 그 속에서 비정규직도 정규직들과 별다른 차별을 느끼지 못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적 대안이라고 판단한다.

계약해지를 당해서, 지금 4년째 길거리에서 노숙투쟁을 하고 이렇게 됐는데, 수배 돼보고 해고 돼보고 감옥살이를 해본 사람이 어려움을 모르지 않는다. 대우자동차 비정규직 문제만 놓고 보면 만나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비정규직 동지들하고 같이 호흡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노동조합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면 과감히 개입하고, 개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회사에 개선을 요구할 것이다.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차별을 최소화시켜주고, 더 나아가서 복직할 수 있는 복직의 길을 열어주는 게 가장 급선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GM대우차지부는 회사와의 관계가 비교적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회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GM대우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조합원의 고용을 전제로 한 노사상생을 고려할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을 끌고 가려는 노사관계, 일방적인 노사관계에는 절대 동의 안 한다.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다. 노사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관계로 발전된다고 하면 나도 노력할 것이다.

노동조합이 내수판매 신장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이런 것들을 먼저 요구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오히려 우리가 먼저 제안해서 회사가 노동조합을 믿고 따라오게, 그래서 투자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투자하게 하는 그런 구조로,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계속 지속해서 요구해 나갈 것이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완성차 공동대응하자

현재 타임오프제를 논의하고 있다. GM대우차도 여기에 따르면 전임자 수를 줄여야 하는데 따로 준비하고 있는 바가 있는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은 전임자 수를 축소하겠다는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정책실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나 기아차 대표자를 만나려고 한다. 완성4사 공동투쟁을 묶어냈던 경험을 살려서 현대차, 기아차 지부장들을 만나 전임자 관련된 부분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려 한다. 정부가 어디는 봐주고 그럴 사항이 아니다.

지금 상태로서는 솔직하게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다만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수준이다. 재정사업을 통해서 임금을 주는 방안도 있고, 전임자 임금 부분과 관련해서 생산에 타격을 주는 방안도 있기는 하다. 전임자를 각 부서별로 인선했는데 한 라인에서 전임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조합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저지하고 막아내는 것은 이미 늦었다. 방법을 찾는 데 있어서 어떤 방법이 좋겠느냐 하는 것만 남은 것 같다.”

민주노총은 4월 총파업을 예고했고, 선거에서 각 후보들은 5월 강력한 투쟁으로 6월 지방선거에 연계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총파업을 하면 GM대우차지부에서는 가능한가?

“만약 계획대로 민주노총에서 총파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부평공장 내에서는 역파업에 걸릴 공산이 크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해서 집회장소 나가는데, 회사는 못 나가게 반대로 파업을 해버린다. 라인에 재배치시키는 것이다. 그것을 역파업 걸린다고 한다. 과거에는 종종 있었다.

창원과 군산이 주야간으로 잔업과 특근을 하고 있지만, 부평은 2년 이상 장기휴무를 하고 있고 4월, 5월, 6월 근무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노총에서 총파업을 강행한다 하더라도 부평공장은 간부 정도 파업에 동참하는 수준일 거다. 창원과 군산은 지회장 동지들하고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 조합원들이피해의식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총파업을 강행한다고 해도 간부 정도 수준이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민주노총 선거, 조합원은 관심 없다

민주노총 선거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통합후보 추대 논의에서부터 후보 사퇴까지.

“총연맹 대대 가고 싶지 않을 정도다. 아주 쉬운 얘기로 적들은 쳐들어와서 목에 칼을 들이대고 찌를까 말까, 여차하면 확 찌를 판에 누구는 이래도 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 되고, 이런 걸 보면 진짜 화난다.

정파도 나름대로 추구하는 자기 노선을 갖고는 있다. 하지만 꼭 때가 되면 이렇게 망가지고 깨지고, 바닥 정서까지 다 망가져버린다. 그러니 화가 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고 이렇게 해서 갈 수 있게 서로가 만들어줘야 하는데, 잘났든 못났든 뽑아놓은 지도자에게 위해가 가해지고, 각 정파로 갈라지고, 이해관계 속에서 또 흩어지고, 모아지지는 않고.

조합원들은 관심 밖인 것 같다. 지도자들이 70~80만 조합원들을 생각한다고 하면, 이렇게 가서는 안 되는 거다. 몸만 대고 돈만 대는 그런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게 조합원들이냐?

이것도 소통이 안 되서 그런 거다. 산하조직이든 가맹조직이든 밑에까지 내려오지를 않고 집행부까지만 내려온다. 집행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전달을 안 하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관심이 없어서 하지도 않는다.

치고 박고 뭐하고, 국회에서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노총 자체에서 인정을 못하겠다, 사퇴한다, 이런 얘기를 조합원들이 알게 되면, 물론 아는 조합원들도 있겠지만, 진짜 실망 많이 할 것이다.”

후보들은 조합원들이 뭘 원하는지 알까?

“알고는 있겠지만, 공공이 제조업을 알면 얼마나 알겠고, 금속이 공공과 전교조를 알면 얼마나 알겠나? 위에서 움직이는 선수들만 상징적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조합원들이 제조업에서 어떤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지 진정 아는가? 어느 사업장은 어떻게, 물론 사태를 자세히는 모른다 하더라도 뭉뚱그려서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냥 상징적으로 선거가 있으니까 조합원들에게 어떤 구호가 좋은가, 그런 속에서만 머물다 보니까 이런 현실을 맞이한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조합원들의 정서를 모른다.

집회장소 가보면 동력이 없지 않나? 물론 정부에서 집회 허가도 안 내주지만, 민주노총 방송차량이 놀고 있다고 한다. 각 지역에서, 민주노총 내에서, 각 연맹에서 집회를 안 하거나 못하고 있다는 거다. 우리의 목에는 칼이 와서 겨누고 있는데 씁쓸하다. 그러다보니 상층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 물론 조합원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활동하기 위해서 나왔지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존중해야겠지만, 그런데 이렇게까지 망가지고, 깨지고, 쪼개지고, 자빠지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구조를 보면 각 지역본부는 민주노총 산하조직이다. 인천이 3만5천~4만 명 조합원이 있는데 위원장과 사무처장, 약간명의 부본부장이 있다. 약간명의 부본부장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임원으로서 4만을 커버하지 못한다. 그 밑에 채용직이 6명 정도 있는데, 정치를 맡고, 여성을 맡고, 통일을 맡고, 한 사람이 그런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사업장도 다 커버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총연맹에서 사업비를 적절하게 못 내려준다. 그중 인건비가 42%를 차지한다. 조합원들의 의무금으로 충당하는데, 인건비로 40% 이상이 나간다. 사업은 뭐로 하나? 그러니까 의무금 안 내겠다 이런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이런 구조도 한 번쯤은 심도 있게 고민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이건 10년 가도 안 될 것 같다.

지역에서는 운영사업비 없지, 총연맹에서는 예산이 딱 맞게 짜여 있지, 그러니까 지역에서는 사업 못하고, 총연맹은 총연맹대로 저렇게 빠개져 있고, 무슨 힘이 실리겠나? 당선이 누가 됐는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아까 말한 대로 투쟁 일정 잡아 놨다. 대우차에서 파업동력 있느냐? 거의 없다. 물론 현대나 기아가 얼마만큼 힘을 실을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