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남규 국장의 명복을 빕니다
고 최남규 국장의 명복을 빕니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2.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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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한국노총 산하 화학노동조합연맹 최남규 조직국장님이 귀가 도중 차량에 치여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너무나 황망한 소식에 잠시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연맹 담당 기자인 제가 그런데 같이 근무했던 화학노련 식구들은 어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고인은 52년 생으로 향년 마흔 아홉의 일기로 타계하셨습니다. 고인을 한 번이라도 봤었던 사람이라면 첫인상에 조금 겁을 먹을 것입니다. 기자인 저도 그랬으니까요. 강인한 얼굴과 왜소한 듯 하지만 다부진 체격을 소유했던 고인은 겉모습과 달리 매우 섬세했다고 합니다.

후배들을 챙겨주고 겉으론 내색하지 않던 고인의 생전 모습 때문에 화학노련의 젊은 간부들은 장례식장에서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렸나 봅니다.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연맹 관계자 중 한 분은 기자한테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정말, 정말 이렇게 허망하게 갈 것을 왜 그리 아등바등 살아갈까? 그래도 좋은 세상 만들어보자고, 모두 다 행복한 세상 만들어보자고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 한편으로는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져.”

옆에서 기자는 그 어떠한 대구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묵묵히 듣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고인의 삶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고인의 삶은 헛되지 않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건강한 활동가들은 조금이나마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고인께서 하늘 나라에서 지켜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 최남규 국장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