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경총 회장 사의 표명
이수영 경총 회장 사의 표명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2.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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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경총 회장 역임…노조법 개정으로 역할 충분했다고 판단한 듯
경총, 회추위 구성…후임 선정 난항 예상돼

 

▲ 이수영 경총회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수영 경총 회장이 사의를 표명해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9일, 조선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2010년 경총 정기 총회에서 이 회장은 “경총회장으로써 최선을 다하겠다는 초심을 가지고 그동안 활발히 활동하여 왔으며, 작년 노조법 개정 등 많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여 왔다”며 “노조법 개정 등으로 이제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 하에서 신임회장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하여 줄 것”이라고 말해 경총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의 사의 표명은 일부 고위 임원을 제외하고 경총 직원 대부분이 행사 시작 전에서야 사태를 파악할 만큼 갑작스럽게 발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3월부터 2년 임기인 경총 회장직을 3번에 걸쳐 연임했던 이 회장은 노조법 개정으로 경영계의 최대 숙원이었던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달성함에 따라 회장직에서 물러날 생각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한국처럼 노사관계가 치열한 곳에서 6년 동안 경영계 대표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고, 나이(68세)를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자리를 털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라며 “이 회장께서 이미 전부터 회장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었다”고 말해 갑작스런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반면 작년 12월,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이 회장의 아들인 이우현 OCI 사업총괄부장, 이우정 넥솔론 대표 등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OCI(옛 동양제철화학) 주식을 매매해 5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과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 등이 대대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이 이 회장을 압박했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이 회장의 조카사위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아들 부부가 OCI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평가차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이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이 검찰 조사 결과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두고 이 회장이 사임했다는 것은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많다. 이 회장 스스로 밝혔듯이 고령에, 경총 회장이라는 직책의 압박감이 심했다는 것이 사임의 진짜 이유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논란과 함께 이 회장 후임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한 경영계의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6년 동안 회장직을 연임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계 내에서 이 회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해 향후 후임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경총 회장이란 직책이 노사관계에서 경영계를 대표하기 때문에 항상 첨예한 대립의 한쪽에 서 있기 때문에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 강경파에게까지 ‘욕을 먹는’ 직책이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총 회장직을 선뜻 맡으려는 인사가 없을 것이란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오는 7월 1일 타임오프제 시행 등으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경총 회장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다는 경영계의 바람으로 빠른 인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경총은 이날 열린 정기총회에서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에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이수영 회장의 사퇴가 노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새로운 회장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