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정치권, 노동계 끌어안기 나섰다
선거 앞둔 정치권, 노동계 끌어안기 나섰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3.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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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창립식에 정치권 인사 대거 몰려…여야 당 대표 등 국회의원만 20여 명 넘게 참석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64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에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추미애 환노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 등 노·사·정계 주요인사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정치권이 한국노총 64주년 창립기념식에 대거 참석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10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13층에서 ‘한국노총 창립 64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노총의 창립 64주년을 축하하는 동시에 ‘사랑더하기, 희망나누기’란 슬로건으로 후원금을 기탁 받아 한국노총이 사회적 나눔활동을 위해 설립한 (재)좋은친구산업복지재단을 통해 어려운 이웃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돌이켜보면, 한국노총의 지난 64년은 한국사회의 발전과 함께 전진해 온 역사였다”며 “앞으로도 한국노총은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더욱 더 강화하고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총은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경제, 사회주체이자, 노동현장의 주역으로서 노동운동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고, 한국사회의 통합과 전진을 위해 혁신하면서 국민속의 노동운동을 꽃피워 나가기 위해 꿋꿋하게 흔들림 없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정・재・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계에서는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 성낙중 중소기업중앙회 전무, KD그룹 허인회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임태희 노동부장관, 진영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대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이원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송영오 창조한국당 대표, 추미애 환노위원장,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국노총 출신 강성천, 이화수, 김성태,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 조원진, 나경원, 김성조, 정양석, 김세현, 안오대, 조혜진, 신상진,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 신학용 민주당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맨 왼쪽)가 추미애 환노위원장(맨 오른쪽)에게 음료수를 따라 주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오는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노동계 표를 모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정책연대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아직 지방선거에 관한 정치방침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동계 표가 이탈하지 않도록 한국노총을 잡아둘 필요가 있으며, 민주당의 경우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의 정책연대를 파기시켜야 이번 선거에서 반MB전선을 확실하게 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노동계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치권을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선거의 시기가 온다는 느낌이 든다”며 “정치권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참석한 경우는 드물었는데 한편으로는 한국노총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겠지만 다른 편에서는 선거를 앞둔 인사성 방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노동계 관계자는 “비정규직법, 노조법 투쟁에서 아무런 도움도 없었던 인사들이 선거 때만 되면 얼굴을 들이미는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