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동결, 아직은 기다리자?
금통위 금리동결, 아직은 기다리자?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0.04.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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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째 2% 유지…‘상반기는 지켜보자’ 분위기 우세
금리인상 시기는 이견 많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4개월째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금융계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와 금리인상 전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열린 금통위에서 다시금 기준금리가 2.0%로 동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날 한국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들이 경제 개선 추세를 강화하고 있고 국내 수출과 설비투자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당분간 금융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세 지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박이 크지 않고 경기 호조가 계속되는 이상 금리인상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은 지난 5일 김중수 총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이미 예견된 부분이었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 총재와 윤 장관은 우리나라 내수 및 수출, 생산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재정 등 정부의 경제정책과 통화정책간의 조화, 경제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공조해나가기로 의견이 일치했었다.

이에 따라 전임 이성태 총재와 달리 김중수 총재는 경제성장을 위해 규제완화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 정책과 어느 정도 발을 맞춰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한진 진보금융네트워크 연구실장은 "김중수 총재가 전 청와대 경제수석인 만큼 친정부적인 성향을 띨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행이) 정치권력과 연대가 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키도 했다.

또한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가 끝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내년에는 커지겠지만 전체적인 폭과 원자재가격에 따른 압력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부채 위기 또한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은 사실상 없다고 못 박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도 김 총장의 물가상승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금의 단기부동화 우려로 자금들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물가상승 불안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경기가 좋아진지 얼마 안 됐으니 유동성 과잉은 아닌 것 같다”며 “물가상승이 문제가 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노조 산하의 금융경제연구소 김명록 연구위원도 “물가상승률이 2월에는 2.7%였고 4월에는 2.3%정도로 매달 물가상승률 폭이 0.5%p 이상이 아니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부채 위기에 따른 금리인상 시기는 전문가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많은 금융연구기관에서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김 총재의 전망에 동조했지만 지금이라도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명록 연구위원은 “국민소득에 비해 가계부채가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자율로 접근하는 것보다 DTI(소득대비이자비율) 규제확대가 계속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이한진 연구실장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와 같이 주택문제 같은 미시적 문제도 결국 부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부채가 심해지고 부동산 가격이 정부나 시장의 전망을 벗어나게 된다면 부실의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금리를 선제적으로 조금씩 올리면서 계속 완화정책으로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