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참패, 불똥은 노동부로?
한나라당 참패, 불똥은 노동부로?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6.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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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장관 당 복귀설 무성…여당 인물난 속 구원투수 필요
고용노동부 전환에 악재로 작용할 듯

▲ 임태희 노동부 장관. ⓒ 참여와혁신 포토DB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의 참패로 당내・외에서 인적쇄신 바람이 불자 그 불똥이 엉뚱하게 노동부로 옮겨지고 있다.

노동부와 노동계, 경영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6.2 지방선거 참패로 7월 전당대회에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당직에 나서기 위해 조만간 당에 복귀할 것이란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다.

6.2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및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뿐 아니라 정정길 대통령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함으로서 정부와 여당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그간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실천해 온 몇 안 되는 성공한 장관인 임 장관이 당에 복귀해 중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정책위의장 시절 단호한 정책 집행과 온화한 성품으로 주목받았던 임 장관은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13년간 풀지 못했던 숙제(?)였던 전임자・복수노조 문제를 강력한 드라이브 정책으로 관철시켜 이명박 정부의 노사관계 선진화 정책에 크게 일조한 전력이 있어 인물난에 빠진 한나라당에서는 임 장관의 복귀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임 장관이 7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소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미 정책위의장을 했던 경력이 있고 현재 하반기 원내대표단이 구성된 마당에 다시 원내대표단에 들어가는 것보다 당의 중심에서 카리스마와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대통령실장 자리에 임 장관이 기용될 것이란 소문도 있다.

지방선거 전 이미 한차례 풍문이 떠돌았던 대통령실장 기용설은 그 후 자취를 감췄지만 지방선거 참패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인물은 임 장관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러한 대통령실장 기용설은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자칫 집권 후반기 정국 주도권을 상실하고 레임덕 현상이 빨리 도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돌파력과 추진력이 있는 임 장관을 통해 집권 하반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나 여당의 입장에서는 임 장관의 복귀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노동부 입장에서는 조금 난감한 문제다.

오는 7월 1일부터 고용노동부로 개칭되는 노동부는 이제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있던 고용 정책을 하나로 묶어 고용노동부가 밀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실세 장관이 빠져나갈 경우 과거와 같이 부처 이기주의로 경제부처의 하부부서의 역할만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 임 장관 취임 이후 노동부 직원들은 실세 장관 부서라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 장관이 노동계와 경영계의 해묵은 논쟁을 취임 1년 만에 말끔히 처리하고 숙원이었던 고용노동부로의 전환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노동부 관계자들은 실세 장관의 힘을 여실히 느꼈기 때문에 장관의 당 복귀가 이루어질 경우 아쉬울 수밖에 없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만약 임 장관이 당에 복귀할 경우 고용노동부로의 전환 자체가 큰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또다시 경제부처에 끌려 다니는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박종길 대변인은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이전부터 그런 소문은 많았지만 단지 소문으로 그쳤다”면서도 “전임자・복수노조 문제를 잘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인물론이 부각되는 지금 장관님에 대한 그런 소문은 계속 될 듯 하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