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누구 편?
노동부는 누구 편?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0.06.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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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노동부가 사업장 노사관계 깊숙이 개입” 주장
기아자동차에 근로감독관 상주 의혹…노동부는 묵묵부답
▲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박유기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노동부가 개악된 노조법을 근거로 노사관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동부가 타임오프 시행을 앞두고 노동조합의 쟁의 발생에 대비해 개별 사업장에 상주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 위원장 박유기)은 21일 오전,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부 스스로가 불법 부당한 노사관계 개입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전면파업의 기조 아래 지부, 지회별 파업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는 노동부가 기아자동차에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면서 회사로부터 집기 등의 편의를 제공받았고, 근로감독관은 현재 전임자 문제 등으로 교섭이 진행 중인 기아자동차 노사관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의 경우 노동부 평택지청 근로감독관이 “노조가 주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수용하면 특별세무감사를 하겠다”는 등의 압력을 사측에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유기 위원장은 “노동부는 노사 간의 의견불일치로 인한 분쟁 시 이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재하는 역할임에도 오히려 노사 간 자율교섭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열흘 뒤 개정 노동법과 타임오프제 시행 이후 엄청난 혼란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굳이 지금 사측이 나서서 노동부의 타깃이 되려 하겠냐”며 노동부의 노사관계 개입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러한 금속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노사와 달리 중립적 위치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노동부가 타임오프 시행을 앞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사용자들의 법률자문단 역할을 자임하는 꼴이어서 향후 노사관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관련 사항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추후 연락토록 하겠다”고 답변을 회피한 이후 더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금속노조는 ▲유일교섭단체 ▲노동조합활동 ▲노조전임자 수 ▲노조전임자 처우에 관한 단협 조항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9, 11일과 15~17일에 이어 이날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파업전술은 지부쟁의대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23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거쳐 오는 25일에는 전국의 모든 사업장에서 동시다발적인 부분파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