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금 71,050원 인상
현대중공업, 임금 71,050원 인상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0.07.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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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금 150% + 250만 원 … 1인당 2천만 원
현대자동차 임협도 현대중공업 따라가나?

▲ 지난 5월 14일 열린 요구안 전달식. 오종쇄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이 2010년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하고 있다. ⓒ 현대중공업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사가 16년째 무쟁의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위원장 오종쇄)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지난 12일 실시해 66.4%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16,382명 중 15,660명이 참여(투표율 95.6%)해, 찬성 10,406명(찬성률 66.4%), 반대 5,162명(33.0%), 무효 92명(0.6%)으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995년 이래 16년째 무쟁의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10차 본교섭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 6월 7일 상견례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 기본급 48,050원 인상(인상률 4%) ▲ 호봉승급분 23,000원 인상 ▲ 타결 시 격려금 150% 및 일시금 250만 원 지급 ▲ 개인당 평균 26주씩 우리사주 배정 ▲ 연말에 지급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 사내 복지기금 10억 원 출연 ▲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 20억 원 지원 ▲ 정년 후 촉탁근무 1년에서 회사가 원할 경우 2년으로 연장 가능 ▲ 의료혜택 확대 ▲ 자녀 교육지원금 확대 등에 합의했다.

현대중공업노조 관계자는 “성과급은 지난해 기준 385%였으나, 올해 연말에는 4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 임금인상분과 주식(12일 종가 기준 주당 252,500원), 성과급을 모두 포함하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천여만 원씩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가장 큰 이슈였던 타임오프 실시와 관련, 현대중공업노조는 타임오프 한도를 수용키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부여받을 수 있는 타임오프 한도는 3만 시간으로, 연간 2천 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할 때 15명의 유급전임자를 둘 수 있는 수치다.

현대중공업노조는 노조 조직을 슬림화 함으로써 현재 55명 수준인 전임자 수를 30명으로 대폭 줄이고, 회사로부터는 15명만 임금을 받기로 했다. 나머지 15명은 노조에서 자체적으로 임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줄어든 전임자 수로 인해 노조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집행간부의 역량 강화에 집중키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14일 오전 8시50분에 울산공장 생산기술관 1층에서 올해 임·단협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현대차지부, 임협 결렬 선언

현대중공업에서의 임·단협 타결로 관심은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현대자동차의 임금인상은 현대중공업의 인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올해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날지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결과에 대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13일 임투속보를 통해 “타임오프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이고 며칠 뒤 조합원 1인당 2천만 원 상당의 잠정합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면서 “1천5백만 노동자를 배신한 현중의 합의 결과는 결코 부러워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6월 14일 상견례를 가진 이후, 13일 10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교섭에서 회사는 ▲ 기본급 6만8천 원 인상 ▲ 성과급 300% + 200만 원 ▲ 2년 연속 무쟁의 시 주식 인센티브 지급 ▲ 별도요구안 중 생산직 직급체계 개선 및 제수당 체계 개선을 담은 일괄제시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지부는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안이 아니어서 협상 결렬을 선언한다”면서 “휴가 전 타결 의지가 있다면 더 나은 안을 갖고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현대자동차지부는 올해 금속노조 요구안과 같은 기본급 13만73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별도요구안으로 ▲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 생산직 직급체계 개선 ▲ 기본급 비율 제고를 위한 제수당 체계 개선 ▲ 울산 무룡산에 자동차 박물관 건립 등 시민공원 조성을 제출한 상태다.

또 비록 지난해 체결한 단협의 유효기간이 2011년 3월까지여서 당장 타임오프 적용과 관련한 노사간의 충돌은 피했으나, 몇 년째 이어오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 논의도 올해 임금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에서 올해 임협으로 이월시킨 바 있어, 또다시 논의를 이월시키기에는 노사 모두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지부는 10차 교섭에서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총파업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로 쟁의행위 절차를 진행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지부는 오는 15일 지부대의원대회를 열어 조정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