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임협 완전 타결
현대차, 올해 임협 완전 타결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0.07.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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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찬성으로 찬반투표 가결 … 반대도 40% 넘어
보상 미흡 비판에도 ‘귀족노조’ 눈총 부담된 듯

현대차지부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킴으로써 임금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경훈)는 지난 23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전체 조합원 44,929명 중 42,286명이 참여(투표율 94.12%)한 투표에서 24,583명의 찬성(찬성률 58.14%)으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 반대는 17,401표(41.15%)였다.

이로써 현대차지부는 지난해 임·단협에 이어 올해 임금협상도 무쟁의로 타결하게 됐다. 조인식은 다음 주에 열릴 예정이다.

▲ 2010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이번 찬반투표에서 주목되는 점은 반대가 40%를 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잠정합의로 조합원 1인당 평균 2천만 원에 이르는 목돈을 지급받게 됐지만, 올해 인상된 기본급은 지난해 동결에 대한 조합원들의 보상심리를 만족시키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2조9,61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벌써 2조3,00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당기순이익은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올해 인상키로 한 기본급 79,000원 중 호봉승급분 30,117원을 제외하면 실제 기본급 인상은 48,883원이다. 이는 당초 요구했던 130,730원 인상에 크게 모자란 금액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호봉승급분 30,117원을 제외한 기본급을 동결한 바 있다. 사상 최대의 실적에 지난해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심리까지 더해져,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올해 임금인상은 조합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내 현장조직인 금속민투위는 지난 22일자 선전물을 통해 “역대 최대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간 인상된 평균금액인 89,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라며 잠정합의안에 대한 부결을 주장한 바 있다.

또 금속민투위, 민노회, 민주현장, 현장투, 현장혁신연대, 평의회 등 현장조직들로 꾸려진 ‘2010년 투쟁 승리를 위한 현장실천단’은 지난 22일 선전물을 내고 “잠정합의안은 주간연속2교대를 포기한 구걸교섭”이라며 조합원들에게 부결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금액을 손에 쥐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부결시킬 경우 ‘귀족노조’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번 찬반투표를 가결로 이끈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부결될 경우 재교섭은 휴가 이후인 8월 중순에나 가능하고, 재교섭을 한다 해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조합원들이 가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현장조직들은 내년까지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가 어려워졌다며 비판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년 동안 현대자동차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한 논란을 거듭했지만, 회사의 생산량 보전 주장과 현대차지부의 3무 원칙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임협 타결에 따라 현재 타임오프 적용문제를 놓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사에게는 부담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GM대우도 올해 임·단협에 잠정합의한 상황이어서, 완성차 중 유일하게 난항을 겪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사를 향해 여론의 화살이 집중될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