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입장에 서보니까? 어렵네”
“사용자 입장에 서보니까? 어렵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8.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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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맞은 노동계 출신 어느 기관장의 ‘돌아보기’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위해 평생능력개발에 중점
[인터뷰] 유재섭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동계에서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노동운동가가 어느 날 정부 산하 기관의 기관장으로 부임했다. 정부를 비판하고, 노동자들의 단결을 호소하던 노동운동가는 ‘낯설고 물설은’ 정부 산하 기관에서 권위를 벗어던지기 위해 2년간 노력했다. 그리고 앞으로 1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취임 만 2년이 되는 지난 7월 21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유재섭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유 이사장은 인간관계를 새롭게 맺어야 했던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배운 ‘소통’과 ‘신뢰’라는 조직 관리 기법을 토대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한국 최고의 인재개발 기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2년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출근하면서 숙직했던 직원들과 20~30분간 담소를 나누고, 노동조합 행사에 개인 돈을 털어 양주를 사들고 격려 방문하기를 좋아하는 유 이사장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살펴봐야 한다는 사람 중심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폭넓은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직 2년 동안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또다시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능인재에 대한 사회 인식 전환과 마이스터고 설립 등 정부의 인재 양성 정책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유 이사장은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내 청년일자리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취업을 통한 글로벌리더 양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기투표해도 이길 자신 있어요”

이사장으로 취임하신지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노동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시다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으로 취임하셔서 힘든 점도 많았으리라 예상됩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시던가요?

“2년 전 처음 이 자리에 앉을 때만 해도 많은 것들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것부터 말이죠. 노동계에서는 대선배 격이었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곳에 오면서 인간관계를 모두 새롭게 맺어야 했죠.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사상생을 위한 활동을 많이 했듯, 기관장의 입장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노동부 산하기관이라 정책결정의 자율성도 제한되어 있고, 기재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여의치 않은 점들이 있었습니다.

입장이 바뀌며 힘든 점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LG전자,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수석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본 경험들이 기관장 역할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조직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추진력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 중심의 리더십으로 조직전체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사람 중심의 리더십은 무엇이며 조직 운영에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노동자의 권익을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근본 목적인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운동을 하다보면 상대방 입장을 생각지 않고 자기의 입장이나 조합원들의 입장만 생각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기업과 정부는 타도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나는 상대방 입장에 서서 사물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노조 위원장이라면 사장 입장에 서봐야 무엇이 어렵고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는데, 자기 기준에서 자기 것만 보면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내 장점은 상대방의 입장을 잘 보려고 했던 마음가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노동운동을 했고 LG전자라는 대기업에서도 일했지만 나를 알았던 사람들 중에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자부합니다. 이는 상대방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으려고 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사장에 취임하고 권위를 다 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사장이란 권위를 다 버리고 우리 직원들과 애환을 같이 할 수 있는 조직 풍토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것 중 하나가 출근 시간에 숙직한 직원들과 20~30분 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만난 직원들은 자신의 가족사부터 경력, 학력, 자녀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그리고 앞으로 공단에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공단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 아닌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공단 노조위원장에게 농담 삼아 이야기하는데 노조 위원장과 내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기투표하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 유관기관으로서 임금을 많이 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소통과 신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민주노총 단병호 전 위원장과는 한 동갑으로 친구처럼 지내고 있으며 이석행, 조준호 전 위원장은 저를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상대 조직에서 형님으로 모시겠다고 하면 나도 잘 살아온 것 아닙니까? 하하”

오랜 기간 노동운동에 헌신하셨는데 막상 이사장으로서 사용자의 위치에서 노사 교섭 등을 진행할 때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과 사용자 양측에 다 서보신 경험은 어떤가요?

“노동자의 입장에서든 사용자의 입장에서든 노사 교섭은 고단한 과정입니다. 서로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주장과 양보로만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화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속적인 논의를 거치다보면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지혜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노동운동가 출신이라고 노동조합 편에 서서 노사교섭을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경영자로서 회사의 입장과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주말마다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많은 것들을 노동조합에 양보하고 싶지만, 현실을 고려해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노조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조가 사측의 어려움을 헤아리려 하지 않는다면 교섭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교섭에 앞서 노사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생을 위한 관계를 이어나간다면, 교섭테이블에서도 보다 쉽게 지혜를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제기능올림픽 종합우승이 가장 기억남아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부임 후 평생능력개발 전문기관임을 자임하며 한국직업방송을 개국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사업을 펼쳐 오셨습니다. 그간 가장 보람된 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공단의 사업이 다양한 만큼 지난 2년간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사업현안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진 회의도 수시로 개최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젊은 직원들과의 미팅도 가졌습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시행되는 자격시험 현장을 찾았습니다. 성과도 많았고, 아쉬움이 남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또 앞으로의 과제도 많이 남아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지난해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종합우승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6회 대회 때부터 총 25번 출전해 16번이나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종합우승도 기쁜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기능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부의 정책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굉장히 뿌듯합니다.

공단에서는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기능경기대회 출신의 젊은 기능인들의 취업을 지원했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보다 기능인 취업이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현장에 젊고 우수한 기능인들을 충원할 필요성을 기업들이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또, 정부에서는 마이스터고를 설립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기능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60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우수기능인 처우 개성방안이 마련되었습니다. 스포츠 올림픽 메달 수상자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에게 똑같은 대우를 해주기로 약속했고, 산업기능요원제도 폐지와 관계없이 병역특례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과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은 16번째로 종합우승을 달성했고 정부도 기능인재 양성과 관련한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사회적으로 기능인에 대한 우대는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먼저 우수기능인을 특별히 우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제조업 비중도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일할 사람이 없다면, 제조업과 수출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벌써 현장에서는 기능 인력이 노령화되어가고 있어, 기술전수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은 기능경기대회 출신자들을 취업시켜 기술을 전수시키는 한편, 전문기술인으로 키워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젊은 기능인들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기 때문에, 기업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기능인의 길을 걷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학위주의 교육을 탈피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직업진로교육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성공한 기능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국가와 사회에서 그들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수기능인 처우 개선 방안은 그 당사자들에게도 중요하지만, 국가전체의 인력구조와 청소년들의 직업교육이란 측면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당장의 생산성 향상 아닌 평생능력개발 돼야

지난 호(73호, 2010년 7월호)에는 임태희 고용노동부장관과의 특집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당시 임태희 장관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한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시장의 공정성 확보와 함께 인재개발을 위한 교육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전 인터뷰(54호, 2008년 12월호)에서 유 이사장님도 중소기업의 인력개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강조하셨는데 그동안 이를 위한 어떠한 노력이 있었으며 어떠한 성과가 있었습니까?

“공단의 평생능력개발 사업은 고령자 뉴스타트, 우선선정직종과 같이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훈련사업과 근로자의 직무능력향상, 기업의 평생교육시스템 지원을 위한 사업이 있습니다. 근로자 직무능력향상을 위해서는 학자금 대부, 핵심직무능력향상지원, 단기직무능력향상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학습조직화지원, 직업훈련 컨소시엄 지원, 유급휴가훈련과 대체인력고용지원, HRD진단 및 컨설팅 지원, CEO 및 HRD담당자 연수 등의 사업은 기업의 평생교육 문화와 시스템 정착을 위한 지원 사업입니다.

학자금의 경우 지난 2년간 약 5만5천 명에게 대부되어 근로자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자기계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또 지난해 시작한 유급휴가훈련과 대체인력고용지원 사업으로 1,000여 명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양질의 훈련과정을 제공하는 한편, 그 인원만큼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사업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업무프로세스를 꾸준히 개선해온 결과, 평생능력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매년 만족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훈련과정을 이수하고 나서 당장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평생능력개발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꾸준한 투자만이 무한경쟁시대를 이겨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모든 근로자들이 전문적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그리고 그들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연구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당연히 높아질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교육훈련을 진행하려해도 돈도 없고,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반면 대기업은 넘쳐나는 자원과 인력들로 인해 교육훈련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중소기업간의 사내교육, 인재교육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방안은 무엇이 있습니까?

“우리 공단의 평생능력개발사업은 대부분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셨듯이,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근로자의 평생능력개발을 위해 투자할, 즉 미래를 위해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지요. 혹 자금의 여유가 있더라도, CEO나 인사담당자들이 평생능력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다 아실 겁니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 중소기업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88%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인 것입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평생능력개발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공단이 수행하는 평생능력개발 사업 대부분은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경우 자기계발을 하고 싶어도 금전적, 시간적 한계를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CEO와 인사담당자들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들이 먼저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평생능력개발사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기업 내부에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문화를 만들어, 근로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우리 공단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 정부기관에서 평생능력개발에 대한 많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관심만 가진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근로자들의 능력을 업그레드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단도 보다 많은 중소기업의 공단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평생능력개발의 중요성과 사업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습니다.”

한국직업방송이 올해 초 독립채널로 새롭게 출범하였습니다. 시청자들이 인식하고 제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케이블TV 채널의 특성상, 직업정보 전문 방송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하여 직업방송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까?

“취업애로계층 등 채용 및 직업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한국직업방송을 접할 수 있도록 시청권역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케이블방송은 SO(지역케이블사업자)가 해당채널을 가입자에게 공급해야 시청이 가능하므로, SO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체 SO의 50%이상 확보를 목표로 추진한 결과, 7월 현재 전국권역 3개(스카이라이프, IPTV 등)및 지역별 SO의 77개 등 총 80%를 확보했습니다.
시청률 제고와 방송의 질 향상을 위해서 시청자 생활 패턴을 고려한 시간대별 편성, 노출기회 확대를 위한 순환편성 등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편성하고 있습니다. 또,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종 취업 및 구인정보, 근로자 직무능력향상 관련 정보, 각계 주요 직업 및 고용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확보해 제공하며, 하루 중 3시간은 잡투데이, 데일리 잡매거진, 일하는 대한민국, 오늘의 채용정보 등의 프로그램을 생방송으로 제작․방영하고 있습니다. 구인정보의 경우 워크넷․잡코리아․리크루트 등 주요 취업포털의 정보를 24시간 방송화면 하단에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전국 고용지원센터에서도 하루 4~5시간 디지털게시판을 통해 직업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고, 직업방송 홈페이지(www.tvworknet.or.kr), DMB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방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직업방송이 고용안정과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글로벌리더 양성사업에 최선 다할 것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한국도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공단은 외국인고용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체류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무엇이고, 공단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요?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6년이 되었습니다. 2010년 5월 기준으로 한국에는 비전문 취업자 20만 명, 방문취업자 30만 명 정도가 일하고 있습니다. 결혼이민, 유학생 등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전체 외국인 수는 백만 명이 넘습니다. 이제 한국인도 다양한 인종과 섞여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습니다. 여러 국가, 다양한 인종의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에 일조하며, 산업체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엄연히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공단은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취업해 있는 동안, 사업주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국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생활에서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의사소통입니다.

사업장내에서 갈등이 발생해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 해결하지 못하고 피해를 보거나,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67명의 전문통역원을 채용했습니다. 사업장에 직접 찾아가 상담과 통역을 지원함으로써, 사업주와 근로자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외국인근로자들 뿐만 아니라 사업주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통역을 통해 그간의 갈등이 의사소통의 문제로 발생한 오해였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생산현장에서 꼭 필요한 업무스킬과 안전수칙들도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정확하게 교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과 산업재해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가별 문화행사를 개최·후원해, 한국에서도 고국의 문화를 향유하고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근로기간이 끝나 귀국하기 전 기능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귀국 후에도 현지에 있는 한국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알선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에 취업하고 있는 동안,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재직자 직업훈련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한국에서 불법체류를 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공단의 체류지원서비스로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귀국한다면, 15개 외국인력 송출국도 한국의 편이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강화될 것이며, 수출증가 등 경제적 효과도 발생할 것입니다.”

앞으로 1년이라는 이사장 임기가 남았습니다. 퇴임하시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 공단은 지난 6월 저를 단장으로 하는 글로벌리더 양성 추진단을 구성했습니다. 국정과제인 글로벌리더 10만명 양성 사업을 완수하기 위한 의지였습니다. 우리 공단은 2009년부터 5년간 약 2만 명의 해외취업지원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 공단은 목표치인 1,500명을 조금 초과한 1,571명의 해외취업을 성공시켰습니다. 올해는 2,7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많은 국가들이 경제위기를 벗어나고 있어, 해외취업의 기회가 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외취업자 수를 크게 늘리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기로 한 것입니다. 해외취업추진부문과 지원부문으로 나누고 추진부문에 구인처 개척단을 신설하고 인원을 추가 배치했습니다. 또 기획운영이사를 부단장으로 하는 지원부문도 매달 지원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분담을 맡겼습니다.

공단은 앞으로 우수한 구인처 개척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또한 그 기업체가 원하는 인재들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해외취업은 취업과 직업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젊은이들에게 국제적인 시각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국내 취업난을 피해보겠다는 생각이나, 막연한 장밋빛 꿈만 꾸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서도 어려운 직장생활을 외국에서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실력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해외취업을 목표로 장기간 실력을 쌓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직무와 언어능력향상을 위해 취업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수비용의 상당부분을 국비로 지원하기 때문에,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또 해외기업의 구인요청을 받아 알선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단의 월드잡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노력하시면 해외취업의 기회를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해외취업 지원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