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겐 1년 중, 오랫동안 작심하고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여름휴가일 텐데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여전히 덥긴 하지만 입추도 훌쩍 지나고 어느덧 여름휴가 시즌 막바지가 다 됐습니다.
저희 <참여와혁신>도 며칠 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계 워크숍이지요. 혹시 기억하십니까? 지난 7월호를 통해서 소개한 우리 <참·혁> 식구들. 바로 그 사람들과 1박 2일 동안 경치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단합대회 겸 회식 등등을 포함한 성격의 워크숍이기 때문에 휴가인 셈이죠.
저희는 매번 워크숍 때마다 주제와 특징이 있는데요, 이번 워크숍의 큰 주제는 ‘나를 알고 알리기, 그리고 서로 알아가기’였습니다. 하반기를 앞둔 이 시점에서 뜬금없이 웬 자기소개냐고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보통 자기소개가 아닌 ‘나에게 먼저 하는 자기소개’입니다. 방식을 이렇습니다. 먼저 형형색색의 커다란 도화지를 준비합니다. 그 위에 미리 준비한 ‘30문 30답’을 하나씩 적어나가는 것입니다. 문항을 출제한 저도 막상 쓰려고 하니 상당히 어렵더군요. 모든 문항을 작성하고 나면 일제히 걷어 한쪽 벽면에 나란히 붙여놓습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색이 조화롭게 잘 코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곤 워크숍 일정 동안 오고가며 서로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소통’을 외칩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는 그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합니다. 그런데 ‘소통’이라 말하는 그 안에는 정작 ‘나’는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만이 이야기된다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타인의 시선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비춰지는 요즘, 자기애는 더더욱 감추게 되고 결국엔 겸손과 자기반성이라는 명목 하에 스스로에 대한 정죄만이 남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존감이 점점 작아지는 것은 물론 ‘나’에 대한 무관심으로 무난한 일상을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처럼 ‘당신은 누구십니까’에 서로강요하기 보다는 먼저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듬뿍 필요합니다.
대학교를 갓 입학했을 당시 첫 과제물로 가장 많이 쓴 주제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한 과제물을 정성껏 만들어서 조금씩 변형해 다른 과목에 ‘돌려막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하튼, 그만큼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이해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반복된 질문들이 거론됐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주제는 평생토록 묻고 답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워크숍은 ‘내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무엇을 꿈꾸는지’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해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평소엔 몰랐던 옆에 있는 동료에 대한 새로운 모습도 알게 되어 더욱 좋았습니다. 지금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혼자여도 무방하지만 기왕이면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여러분의 가족·동료들과 함께 나눠보세요.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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