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연맹, 한국노총 가입 승인
공기업연맹, 한국노총 가입 승인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08.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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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조합대표자회의, 난상토론 끝 표결 진행…찬성 18, 반대 10
내년 복수노조 시기 대비한 대책 마련 필요할 듯

 

▲ 23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회관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87차 회원조합대표자회의에서 장석춘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국노총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위원장 배정근, 이하 공공연맹)과의 노선 차이로 연맹을 탈퇴했던 전국공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공기업연맹)이 한국노총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은 23일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 7층 회의실에서 제387차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한국노총 회원조합 가입을 신청한 공기업연맹에 대해 가입을 승인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노총 소속 연맹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회원조합 대표자들은 공기업연맹의 한국노총 가입 승인 건에 대해 약 30여 분간 난상토론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대표자들은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공기업연맹을 한국노총이 내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가입을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일부 대표자들은 공공부문의 연맹이 2개가 생긴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공공연맹과 공기업연맹이 통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30명의 대표자들은 표결을 통해 안건을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공기업연맹 가입 승인 건에 대해 찬성 18명, 반대 10명, 기권 2명으로 가입을 최종 승인했다.

이날 결정에 대해 가입이 확정된 공기업연맹 전형석 정책실장은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공기업연맹은 이번 한국노총 가입으로 한국노총 내 개혁세력으로 새로운 노동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공기업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을 반대해왔던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대산별을 지향한다는 한국노총의 원칙을 스스로 무시한 결정”이라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조합의 가입・탈퇴 건은 회원조합 대표자회의에서 결정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해 할 말은 없지만 이 건을 상정했어야 했는지에 대해 한국노총에 묻고 싶다”며 “대의원대회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대산별로 가야한다는 결의를 했고, 공공연맹도 이런 취지하에 어렵게 3개 연맹을 합쳐서 이제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같은 업종의 또 다른 연맹을 승인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공기업연맹의 가입이 승인됨에 따라 향후 공공연맹・공기업연맹과 같은 유사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모두 한국노총 조직으로 받아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각 연맹과 단위사업장별로 한국노총의 지향점에 동의하지만 조직이 다른 복수의 노조가 한국노총의 가입을 요구할 때 이들을 다 받아들이게 된다면 조직내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날 결정이 향후 한국노총 내 조직 변화에 미칠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당장이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만은 현재 연맹 내에서 보혁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일부 연맹의 경우 이러한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