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많이 몸이 많이 허 하신가요?
몸이 많이 몸이 많이 허 하신가요?
  • 서영민 한의학 박사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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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것 같습니다.
여름철에 허해진 몸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요즘은 보약을 짓기 위해 한방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방에서 말하는 보약은 진음을 보충하는 약, 양기를 보충해주는 약, 기를 돋구어주는 약, 피를 보충해주는 약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을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정력이 약한 분들에게는 양기를 보충해주는 약을, 과로로 인하여 기력이 떨어진 분들에게는 기를 돋구어주는 약을, 주로 산후에는 피를 보충해주는 약을, 얼굴이나 손발이 화끈거리는 허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진음을 보충해주는 약을 사용합니다.

좋은 약만 섞어 쓴다고 보약이 아니다

간혹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보약을 먹으면 안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들은 개인의 특성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몸에 좋은 약재들로 무작정 섞어 한약을 다린다든가, 어려웠던 시절 아버님 드리기 위해 지은 약을 조금 나누어 아이에게 먹인다든가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단순히 좋은 약들을 먹는다고 보약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한 뒤에 거기에 맞게 한약을 복용하셔야 진정으로 몸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냥 한약방에서와는 달리 한의원을 방문하시면 알아서 다 몸에 맞도록 처방을 해줄테니 별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몇 가지 한약재에 대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허약해진 몸 회복해주는 동충하초

동충하초는 신장과 폐에 작용하여 정기를 돋구어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오랜 질병으로 허약해진 몸을 회복시켜주는데 효과적이며 노인병에도 좋습니다. 최근에 동충하초의 면역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노화방지나 암의 치료에도 실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한약재 중 하나입니다.

질병을 앓은 뒤 몸이 쇠약해진 경우에는 오리와 함께 동충하초를 넣은 후 간장과 술을 넣고 삶아 먹으면 좋고, 호흡기가 약해 감기에 잘 걸리는 경우에는 닭이나 자라와 함께 삶아 먹으면 좋습니다. 정력이 약한 경우에는 소주나 고량주에 동충하초를 넣고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 보관한 뒤 공복에 조금씩 마시면 좋습니다.

고혈압, 심장병에 좋은 영지버섯

영지버섯은 예부터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해서 불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지는 허약해진 몸을 보충해주고 얼굴색을 좋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고, 뼈와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기침과 천식을 치료하며 소화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좋습니다.

최근 영지버섯이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심장기능을 강화시키는 효능이 입증되어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의 치료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근육과 뼈 튼튼하게 하는 오가피

오가피는 불로장생의 명약이라 하여 동의보감에 오가피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노화를 늦추어 눈과 귀를 밝게 하며 이가 다시 나게 하고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안색을 윤택하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오가피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여 노인이나 아이들이 다리에 힘이 없어 오래 걷지 못하는 경우에 효과적입니다. 그 이외에도 오가피는 성기 주위에 땀이 차서 늘 축축하고 심하면 가렵기도 하는 낭습증을 치료해주고 양기가 허해 소변을 찔끔거리는 경우에도 좋습니다.

중풍, 당뇨병에 효과 좋은 누에

최근 중풍과 같은 성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누에는 한방에서는 백강잠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누에는 중풍을 물리치고 열을 내려주며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경락을 잘 통하게 하는 약효가 있어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귀가 멍하고 눈이 아프면서 눈썹 주위가 당기는 증상이 있을 때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누에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므로 당뇨병의 치료에 사용되고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신부전의 치료에도 좋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효과가 알려져 있는 여러 한약재들이 있지만 몸에 좋다고 무작정 따라 먹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나친 것은 부족함만 같지 못하니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나 약이라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