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문제도 가스충전 하세요
복수노조문제도 가스충전 하세요
  • 김관모 기자
  • 승인 2010.09.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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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kmkim@laborplus.co.kr
철 지난 이야기 한 토막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집에 있는 에어컨의 냉매가스를 충전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를 선풍기와 부채만으로 버티다 끝내 내린 결정이지요. 하지만 충전하는 시기가 너무 늦고 말았습니다. 주문이 밀려서 에어컨 서비스 기사가 오는 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결국 더위가 한풀 꺾여 굳이 에어컨이 필요 없게 되어서야 에어컨을 틀 준비를 마친 셈이니까요. 결국 돈 아끼겠다고 에어컨도 안 고치고 더위에 허덕이다 이래저래 에어컨의 찬바람을 쐬어 볼 기회마저 잃어버렸지요.

여름에 에어컨을 틀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점검하고 준비해야 할 점이 많더군요. 일 년간 쓰지 않아 더러워진 필터도 갈아야 하고, 실외기 상태도 점검해야 하죠.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냉매가스 충전입니다. 서비스 기사에 따르면 온도나 압력 문제 때문에 추운 날씨에는 충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날씨가 풀리거나 더워질 무렵에 넣어야 에어컨을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여름이 막 닥치고 나서 일주일에서 이주일씩 서비스를 기다려야 한다면 이 또한 낭패일 겁니다.

이렇게 보면 준비하는 것과 참고 견뎌내는 것은 별개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무조건 싸우고 견디려고 하면 정말 급박한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당장 돈을 아끼거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라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안 하고 안 쓰는 것보다 적절히 쓸 수 있는 지혜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부채나 선풍기, 등목 등으로 버티는 방법은 많겠지만 정말 써야할 때를 위한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제 슬슬 복수노조 문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거나 큰 문제가 되겠느냐며 시큰둥하게 지나가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지금 당장 견뎌내겠다거나 싸우겠다는 의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막상 닥쳤을 때 자기만이 쓸 수 있는 비기도 충전해두는 여유를 발휘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