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두려움
스마트폰의 두려움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10.0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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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도 젊은 직장인의 ‘MUST HAVE’ 아이템인 스마트폰을 구입했습니다. 정말 신기하더군요. 기존 휴대폰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에 놀랐습니다.

1995년경 군 제대 후 대학에 복학했을 때 누가 선물했던 씨티폰이 생각납니다. 당시 일명 ‘삐삐’라 불렸던 페이저로 인해 대학 내 공중전화는 항상 만원이었습니다. 삐삐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쉬는 시간을 이용해 공중전화로 달려가곤 했는데 시티폰을 선물 받고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유유히 전화를 걸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선풍적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던 씨티폰은 PCS의 등장으로 3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후 ‘휴대용 전화기’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사회 전반적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똑똑하다는 ‘스마트’ 폰까지 등장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사용하자 급격히 줄어든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독서량이더군요. 보통 출퇴근 시간 합쳐 3시간 동안 책을 읽으면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읽을 수 있었는데 이제 스마트폰이 생기자 지하철, 버스 내에서 휴대폰 쳐다보는 게 일이 됐습니다.

그러자 보다 못한 아내가 “내 그럴 줄 알았어. 장난감을 산 건지 휴대폰을 산 건지…, 원”이라고 한마디 합니다. 그러면서 아날로그가 좋다는 말까지 덧붙이더군요.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기술에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1800년 초 영국을 흔들었던 러다이트운동(기계파괴운동)도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며 일자리를 뺏는다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대부분이 기계와 인간의 싸움, 혹은 인간과 인간의 싸움으로 인한 지구 파괴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도 기계와 기술에 대한 두려움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의 추억 또한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날로그에 대한 기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족하게 해 왔습니다. 또한 근육을 사용하는 장시간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앞으로 그러한 고통이나 비효율을 더욱 많이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현장의 변화에서 노동자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선택을 합니다. 기술 발전이 노동자들을 얽맨다고 생각했던 러다이트 운동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발전이 인간의 삶, 즉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요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워크’가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이와 함께 고령자 사회를 앞두고 은퇴 후 제2의 삶에 대해 지금 현재 노동자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사회는 어떠한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