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시내버스, 파업으로 운행중단
경주 시내버스, 파업으로 운행중단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0.10.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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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근무일수·배차 등 핵심 쟁점
경주시, 대체운행 마련…“불법행위는 자제해야”

ⓒ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버스본부
경주 시내버스가 파업으로 일제히 운행을 중단했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버스본부 경주 천년미소지회(지회장 이정호)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어 투표자대비 95.5%로 파업을 가결하고 9일 오전 5시를 기해 운행을 멈췄다.

주식회사 천년미소는 경주지역의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이며 벽지 노선을 포함해 84개 노선에서 153대의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파업이 지속될 경우 월요일인 11일 아침 출근·등굣길 불편이 우려됐던 가운데 노사는 의견조정에 나섰고 천년미소지회는 회사에 △ 만근일수 조정 △ 순환배차제 도입 △ 임금인상 △ 비정규직 채용 금지 등의 양보안을 제시한 상태이다.

지회는 당초 월 19일 만근을 17일로 축소하자는 요구안에서 18일로 양보하고 시행시기를 1년 후로 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임금인상 역시 경북지역 평균 수준에 맞춰 기본급 6만 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오지 노선의 경우 운행을 나가면 하루 숙박하고 복귀해야 되는 장거리 노선도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분의 형평성을 감안한 배차 방식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 역시 쟁점 요구사안이다.

그동안의 배차 방식에 대해 지회는 “회사가 조합활동 여부를 두고 배차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주장하며 순환배차제를 요구하고 있다.

대치중인 노사는 11일 오후 경주시의 중재로 다시금 의견조율을 위한 교섭을 가질 예정이다.

경주시 대체운행 시행…“비조합원 운행 막는 건 불법”

이번 파업에 대해 경주시는 발 빠르게 대체운행 계획을 세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주시 도로교통과 이상락 과장은 “전세버스와 관용차량, 천년미소의 모회사인 금아그룹 소속의 관광버스 등을 동원해 62대 차량을 대체운행에 투입했다”며 “급한 불은 껐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시민불편이 크니 노사중재를 위해 최대한 애쓸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 운행하는 버스의 요금은 일반 1,000원, 학생(초중고) 500원으로 통일했으며 현금으로만 이용 가능하다.

대체운행 차량은 아침 출근·등교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차해 ‘교통대란’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오지·벽지 노선의 경우 여전히 불편이 크기 때문에 파업이 지속될 경우 차량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도로교통과 이상락 과장은 “파업 중인 천년미소지회 조합원들이 운행을 나가려는 비조합원들을 제지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며 “경주경찰서장도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공권력 투입을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천년미소에는 24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노조에 가입한 인원은 115명이다.

19년 근속에 월 기본급 84만 원...“무리한 요구인가?”

천년미소지회는 “그동안 임금이나 근로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회사는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파업이 불가피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임금 부분에 대해 지회는 “19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경우도 8호봉으로 계산해 기본급이 월 84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수당을 합쳐도 연 2,2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지회장은 “경주시의 재정보조금 액수가 줄자 회사는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째라’식의 교섭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회도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양보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조정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운수노조 버스본부 최현귀 교육국장은 “작년 경주시는 70억 원의 재정보조를 했으나 올해 53억 원으로 줄였다”며 “회사는 그것을 빌미로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있는데 시에서 납득할만한 방안 없이 운행재개만을 촉구하는 것도 답답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