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수 고용정보원장 국감장서 퇴장당해
정인수 고용정보원장 국감장서 퇴장당해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0.10.1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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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에 고성…김성순 위원장 "고용정보원 국감 다시 하겠다"
정인수, “노사관계 불만 있는 애들이 시끄럽게 해” 막말도

▲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정인수 고용정보원 원장이 홍영표 민주당 환노위 간사의 비리 의혹 추궁에 대해 고용정보원 기관지를 양손에 들고 억울하다며 항변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정인수 한국고용정보원장이 국감장에서 기관 운영에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의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고용정보원지부 조합원들에 대해 “불만 있는 애들”이라고 막말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한국고용정보원 국정감사에서 정 원장은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용역을 지인에게 수의계약 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원장이 그런 권한도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내용을 언론에 배포한 것은 명예훼손 아니냐”며 오히려 홍 의원에게 고성을 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흥분한 정 원장은 “노사관계에 불만 있는 애들이 시끄럽게 하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이 막아줘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노동부유관기관노조 소속 한국고용정보원지부 조합원들을 ‘애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김성순 환경노동위원장과 홍 의원이 여러 차례 정 원장의 발언을 제지했지만 정 원장은 계속해서 “나는 죽어도 잘못한 것이 없다. 선진화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김 위원장은 국감 중단을 선언하고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민주당 홍영표, 이미경, 이찬열 의원은 정 원장 취임이후 한국고용정보원이 정 원장 지인에게 연구용역 및 각종 컨설팅을 수의계약하고 엉터리 보고서를 제출받았고, 지인들을 특혜 채용하기 위해 응시자격기준을 수시로 변경하는 등 기관 운영이 원장 한 사람의 전횡에 휘둘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정 원장 취임 이후 2008년 8월과 2009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동일한 지인(고등학교 동창)에게 조직진단을 수의계약으로 의뢰해 총 1,980만원을 지급했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한 부패방지 시책평가 추진 계획서 작성을 지인에게 500만 원에 10일 동안 작성할 것을 구두로 의뢰했으나 결국 제출받은 의견서 내용이 부실하자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지 못해 지인과 분란이 발생하자 후에 다시 계약을 의뢰해 380만 원만 지급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의 기관지인 ‘고용이슈’를 계간지에서 월간지로 변경하고 디자인 등을 전면 교체해 2호까지 발행했지만 갑자기 ‘고용이슈’에 대한 질 재고를 위한다며 2명의 외부인사를 모아 1차례 회의를 진행한 후 외부인사 2명 중 1명이 운영하는 D회사에 제작대행을 의뢰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 따르면 이전까지 ‘고용이슈’의 제작비는 4백만 원 정도였지만 D회사에 제작의뢰를 했을 때 제작비는 8백만 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국정 감사에 대한 피감자로서의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은 정인수 고용정보원 원장이 짐을 싸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에 대해 한국고용정보원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팩트가 거의 틀렸다”며 “정책적 감사도 아니고 사람의 도덕성을 의심케하는 자료를 마구 배포해 정인수 원장을 부도덕한 인물로 몰아가기 위한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의 보도자료에 나온 예시 중 한국고용정보원 기관지 ‘고용이슈’와 관련해 홍 의원은 기존에 4백만 원이었던 예산이 D회사에게 제작의뢰를 하면서 8백만 원으로 늘었다고 했지만 실제는 원래 배정된 예산 1,350만 원이 750만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한편 10분간의 정회 이후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는 국민이 직접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TV중계도 하고 언론보도도 하는 것”이라며 “위원장이 판단할 때 정인수 원장은 질의‧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야기만 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퇴장을 명했다.

국회 환노위는 추후 한국고용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