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분신까지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분신까지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0.11.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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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민주노총 결의대회 도중 분신 기도
현대차 입장 고수 … 해결 실마리 안 보여

▲ 20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 도중 4공장에 근무하는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 무대에 올라 분신을 시도하고 있다. ⓒ 민주노총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 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 조합원이 분신을 기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영남권 결의대회를 진행하던 도중, 현대차 4공장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 황인하(34세) 씨가 갑자기 무대 위에 올라 가지고 간 생수통에 들어 있던 휘발유를 끼얹고 몸에 불을 붙였다.

무대 위에 있던 집회 참석자가 급히 웃옷을 벗어 불을 끈 뒤 황 씨를 울산대병원으로 옮겼다. 울산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취한 뒤, 황 씨는 화상전문병원인 베스티안 부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황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의 분신과 함께 이날 집회는 중단됐다. 집회에 모인 1천여 명의 참석자들은 집회를 중단하고, 이날 집회 시작시각인 오후 3시를 기점으로 48시간 동안 노숙농성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에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19일 오후 4시에 영남권 지부 상집간부 등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호남권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같은 날 오후 5시, 현대차 전주공장 앞에서 비정규직지회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또 19일 오전에는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울산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공장에 용역이나 경찰이 침탈할 경우 22일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0일 오전에는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이 1공장을 점거농성 중인 비정규직지회에 퇴거명령서를 전달하기 위해 관리자들과 함께 1공장을 찾았다. 그러나 관리자들과 비정규직지회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퇴거명령서는 전달하지 못했으며, 결국 중재에 나선 이경훈 현대차지부장에게 대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에도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최 결의대회와 민주노동당 당원대회, 촛불집회 등이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울산지검은 20일 1공장과 3공장에서 점거농성을 주도하면서 관리직 사원에게 폭력을 행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비정규직지회 간부 장 모씨를 구속 수감했으며, 함께 영장이 청구된 정 모씨는 불구속입건했다. 장 씨는 이번 비정규직지회 파업과 관련한 첫 구속자이다.

현대차와 비정규직지회의 대립이 분신까지 불러올 정도로 심화되고 있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처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