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금속노조, 현대차와 일전 불사
민주노총·금속노조, 현대차와 일전 불사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0.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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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자회견 “대법원 판결 인정하고 교섭에 나서라”
금속노조 대대 장소 변경 … 12월 1일 총파업 추진

▲ 민주노총이 21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에 직접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12월 1일 총파업을 추진하는 등 현대차 울산공장의 비정규직 파업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21일 오전 민주노총은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 인정과 금속노조와의 직접 교섭을 현대차에 촉구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자본이 교섭에 나설 것을 주장하며 자신의 몸을 불살라야 하는 현실을 조직의 명운을 걸고 해결할 것”이라며 “이번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시민사회세력과 힘을 합쳐 만들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의원대회 장소를 옮기기로 확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유기 위원장은 “내일 대의원대회 장소를 울산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4일 집회에는 금속노조의 동력을 최대로 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지현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장은 대의원대회 장소 변경과 관련 “울산 현대차 비정규 노동자들의 1공장 점거파업에 대한 회사 쪽의 폭력침탈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 소속 간부들을 밖으로 뺄 수 없는 긴박한 상황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당초 충북 충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기대의원대회를 현대차 울산공장에 인접한 울산 북구청 오토벨리 체육관에서 개최키로 확정했다. 또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대의원 82명이 발의한 ‘현대차 비정규직3지회 투쟁 지원 건’을 첫 번째 안건으로 다룰 계획이다. 이 현장발의안은 ▲ 구사대 및 공권력 진압 시 즉각 전면 총파업 돌입 ▲ 11월 25일(목)부터 잔업거부투쟁 전개 ▲ 12월 1일 금속노조 제 1차 총파업 전개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경훈 현대차지부장은 “유일하게 정규직 지부에서만 할 수밖에 없는 공장 엄호를 이어 나가겠다”면서 “지금의 저 힘과 투쟁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분신상황 직후 울산현지에 즉각 상황실을 가동했으며, 단호한 투쟁태세를 갖추는 가운데 교섭요구에 대한 현대차의 태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탄압이 계속된다면 전국에서 수만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현대차공장으로 집결할 것이며, 울산을 넘어 전국적 전 국민적 투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며 현대차를 압박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 파업농성에 대한 폭력침탈 즉각 중단, 용역과 구사대 모두 철수 ▲ 농성현장에 대한 인도적 물품지원 방해 중단 ▲ 금속노조와 직접 교섭, 정규직화 논의 시작 ▲ 정부의 정치적 책임촉구, 노동악법 개악 중단 및 전면 재개정 ▲ 대법판결 취지에 따른 사법절차의 조속한 매듭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20일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도중 분신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황인하 조합원은 현재 화상전문병원인 부산 베스티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금속노조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다행히 화기흡입은 없었지만 귀와 귀밑 부분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얼굴이 너무 부어 기도가 막힐 수도 있어 48시간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동계가 일전을 불사할 것을 벼르고 있지만 현대차는 직접 교섭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21일에는 ‘생산차질액’을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현대차는 보도자료에서 “신형 엑센트가 새로 출시되는 시점에 공장점거파업이 이뤄져 타격이 더 크다”면서 “21일 현재 울산1공장에서 베르나와 클릭, 신형 엑센트 등 차량 7,731대를 생산하지 못해 생산차질액이 90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제신문들은 이 보도자료를 받아 “하루 평균 200억 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만큼 22일에는 생산차질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모 경제신문은 “파업 전에는 파업 전에는 하루 10시간씩 ‘정시’근무에다 잔업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중단된 상태”라는 현대차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하루 정시근무시간은 주야 각 8시간씩이며 2시간의 잔업을 포함할 때 하루 근무시간은 10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