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② 학생·학부모로부터 평가 받겠다
[장석웅] ② 학생·학부모로부터 평가 받겠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01.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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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편중 교육과정 바꿔야
체벌금지 옳다 … 시행착오일 뿐
인터뷰_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 <① 전교조가 대세이자 대안>으로부터 이어집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교원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전교조가 모든 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점은 당혹스럽다. 교사들은 근무평정이라든지 성과보상과 관련한 평가까지 3중 평가를 받고 있다. 교원평가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교육정책과 교육문제에 대한 불만을 교사집단에 떠넘기는 것이다.

교사의 지성적 책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전문적 자율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 물론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교사도 있지만, 핵심은 이러저런 교육에 대한 불만을 교사집단에게 몰아가고 덮어씌우면서, 자신들의 교육정책에 협조하고 있지 않은 전교조에 평가받지 않는 집단, 이렇게 가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정말 교사들은 자기 나름대로 지성적 책무성과 전문성, 자발성, 자율성을 갖고 있고, 존중하는 상태에서 가야 하는데,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기존에 교사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교사도 교원평가라는 이름으로 평가가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여론을 받아들였다. 좋다, 그러면 제대로 하자, 하면서 학교에서의 자체평가에 대한 대안으로서 교원평가를 돌파하자고 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이번에 교육부가 천 명 정도 문제가 있다고 해서 연수를 시킨다고 했는데, 교육부 스스로 이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오히려 대폭 개선하는 내용을 내놨다. 신뢰도나 타당성에도 문제가 있다. 대폭 개정돼야 한다. 동료 간의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동료 간에 평가하면 학교현장에서 뻔히 드러난다. 저 선생님은 미흡하다, 이렇게 했을 경우 학교 내에서 학교공동체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온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거의 만점이다. 물론 일부 학교는 그렇지 않고 사감에 의해서 평가를 정확하게 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평가와 관련해서는 대단히 신뢰가 어렵다. 대부분 온정적으로 평가하는 그런 건 아무 필요가 없다.

전교조는 학부모들의 학교운영 만족도 조사를 통해서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고, 교사들은 학생들로부터, 보통 우리 전교조 선생님들은 그렇게 하는데, 학교별로 아이들에게 서술형으로 쓰도록 하자. 수업받고 나서 잘못된 점, 건의할 점, 이렇게 자기자신을 평가하고 되돌아보고.

학급운영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서술형 평가, 그걸 뼈대로 하는 대안을 제시를 하고 있다. 6명의 진보교육감도 현행 교원평가는 문제가 있다, 꼭 개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전교조와 시·도 교육감들은 정말 교사들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한 안을 같이 만들고 검토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안 알려진 게 개정교육과정인데 여기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 전교조가 대안을 마련하고 개입을 할 계획인지?

한마디로 국·영·수 편식교육과정이다. 집중이수제라든지 20% 내에서 수업시수를 증감토록 하면, 일제고사를 통해 학교 서열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결국 모든 학교가 국·영·수 중심으로 편제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부랴부랴 대안으로 국·영·수 시수 상한제를 한다든지 문화예술체육교육을 강화한다, 곽노현 교육감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그렇게 행정 지도로 체·음·미 예체능 시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대세는 국·영·수 중심으로 간다. 그리고 수능개편하고 맞물리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우려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 쪽이든 보수 쪽이든 다같이 걱정을 하고 있다. 전인교육도 인성교육도 다 물 건너간다, 이런 걱정들을 많이 한다. 개정교육과정 문제는 교사가 구체적인 실천으로 저항하고 싸울 수가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교원평가 문제는 동료평가 하라고 하면 못한다고 거부할 수 있지만, 교육과정문제는 교사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결국 전교조 상층에서 걱정하는 많은 교육관련 단체들과 함께 대책위원회도 꾸리고 활동해서 여론화 시킬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학교현장에서 엉터리 같은 교육과정 때문에 과목 정하는 문제로 교사들끼리 싸울 수도 있다. 어쨌든 전교조가 중심이 돼서, 물론 교총과 함께해야겠지만, 개정 교육과정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연대의 단위를 꾸려서, 교육과정은 한 번 하면 그대로 계속 가는 게 아니라 수시로 전면 수정 고시를 할 수 있으니까 빠른 시간 내에 수정 고시가 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때리지 않아도 가르칠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폭행과 관련해 체벌이 금지됐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학생들의 인권은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체벌을 당연히 금지돼야 한다. OECD 국가들 중에 학생들에 대한 체벌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당연히 체벌은 금지돼야 하고 학생인권은 존중해야 한다. 그게 맞는 방향이다.

하지만 그럼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아이들 가르치는 데 제일 쉬운 방법이 애들 때리는 거다. 그러나 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지도할 수 있다. 그 때리는 것의 열 배, 스무 배의 교사의 헌신과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젊었을 때 문제 있는 애들은 집에 쫓아가고, 같이 자장면 먹고 같이 영화도 보고 집에 데리고 가서 잠도 자고, 그렇게 정말 열정적으로 했다. 그렇게 하면 애들도 인간이니까 결국 다 돌아온다. 체벌하지 않고 얼마든지 애들을 가르칠 수 있다, 기본적인 관점은 확고하다. 기본적으로 체벌은 금지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이게 정치적 문제로 가고 있다. 서울하고 경기 진보교육감들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체벌금지를 계속 시행하고 있다. 진보교육감을 흔들기 위해 체벌의 문제, 체벌이 금지된 게 바뀌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계속 흔들고 있다.

물론 체벌금지 후에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지도할 거냐에 대해서는 지금 시행착오의 단계이고, 매뉴얼이 미비한 상황이기 때문에 체벌금지와 아이들의 인권보장은 안착하는 과정에서 진통과 어려움이 있다. 이걸 극복하고 가야 한다. 최근의 이러저러한 논란은 대단히 정치적이고, 거기에 선정적으로 조중동이 결합해 있다. 불가피하게 겪어야 할 이 과정을 겪고 나서 현장에 안착이 되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진보교육감 성공이 전교조 성공

지방선거 이후 진보교육감 6명이 당선됐고 가장 좋은 교육환경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런 우호적인 환경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진보교육감과의 관계설정, 진보교육감이 아닌 다른 시도 교육감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진보교육감과 전교조를 동일시하고 있다. 전교조가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반대와 비판을 넘어서 대안을 제출하고 책임 있는 교육주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진보교육감이 성공해야 전교조도 성공하고 우리 교육도 성공한다. 동반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관계와 관련해서는 뭐 당연히 노사의 문제이자 협력과 지원, 견제와 비판을 하는 것이지만, 전제적인 틀은 동반승리의 관점에서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그것을 위해서 전교조는 진보교육감과 공식·비공식 협의기구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 진보교육감은 보통교육과 관련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전교조가 그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정책이 시행됐을 때 현장단위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시행과 관련해서는 전교조가 현장단위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그런 관계를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진보교육감 6분이 있지만 전체 학생 수, 학교 수는 우리나라 과반수다. 그분들에게 주어진 소중한 책무를 같이 나눠서 지고 함께 가려고 한다. 진보교육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교조도 중요하지만, 시민사회와 진보개혁진영과 부단히 소통해야 한다. 지역의 시민사회, 민중이 함께 교육문제에 대해서 정책을 제안해서 만들어가고, 집행에 함께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형태가 시·군별로 시도돼야 한다. 그게 만들어지면 훨씬 더 교육개혁이 탄력을 받지 않겠는가?

전교조가 대안이고 대세다라고 하면서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또 한편으로는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서 다양한 교육의제를 개발하고 이런 것들을 선거에서 의제화 시키겠다 했다. 구체적인 상을 밝혀 달라.

지난 6.2 선거는 연대의 승리였고 의제의 승리였다. 특히 교육감과 관련해서는 개혁정책에 동의하는 시민사회단체가 하나가 돼서 교육감 후보를 세우고 당선시켰다. 그것은 연대의 승리였다.

또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그 두 가지 의제가 모든 의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모두가 그렇게 얘기한다. 총선 대선 최고의 화두는 복지와 교육이라고. 복지와 관련해서는 진보진영이 선점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를 뛰어넘는 진보적 교육개혁 의제를 설정해서 선점해야 한다.

전교조는 정치적으로 활동의 자유가 제약돼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교육개혁 의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육 바꿀 수 있다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우리 교육에 대한 불만과 학부모들의 절절한 바람을 교육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의제와 함께 다양한 교육정책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비조합원도 함께 할 울타리 되겠다

선거 당시 10만 조합원 시대를 이야기했다. 최전성기에 비해 조합원 수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조합원 확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10만 조합원 시대는 전교조의 로망이었다. 내가 사무처장 하던 당시 가장 많을 때가 9만5천 명이었다. 10만 조합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노무현 정권이 들어섰는데, NEIS 문제와 관련해서 전략이 실패했다. 너무 거기에 집착해서 2년 동안 싸우면서 전교조가 정말 좋은 시기를 놓쳤다.

두 번째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조합원 확대와 관련해서 왕도는 없다. 얼마나 잘 하느냐의 문제겠지만, 이제 전교조가 주류이고 우리가 대안인 시대가 왔다. 공세적으로 지회·분회 활동을 강화하고 공세적으로 조합원 확대를 해나가겠다.

그와 관련해서 자신감이 중요하고, 모든 사업도 조직확대의 관점에서 전개해 나가겠다. 현안투쟁도 조직확대에 복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사들의 열망을 모아내서, 혁신학교를 보면 비조합원들이 모임이나 연수에 30~40% 이상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분들과 함께 전교조 울타리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이제 전교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 새로운 계기를 맞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제반 사업을 해나가면서, 임기 2년 안에 10만이 못 될 수는 있지만, 전교조가 바닥을 치고 확대되는 상승기, 새로운 르네상스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보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로 뭉쳐서 활동해야 가능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학교비정규직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학교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전교조 차원에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고 연대를 한다면 어떤 형태의 연대가 가능할 것인가?

전남에서 최초로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전교조가 자랑스럽게 그 역할을 함께 했다. 조직대상이 6천 명 정도가 되는데 3천 명 정도가 가입을 했다. 교육감은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의 자유를 보장했고, 내년부터는 20만 원 정도씩 처우가 개선된다. 이런 모범이 전국적으로 전파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민주노총 산하의 단일산별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비정규직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내가 있던 전남에서부터 흐름이 시작되고, 그 흐름을 만드는 데 참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급식조리, 전산보조, 교무보조들이 중심인데 좀 더 확대해서 기간제 교사까지 포괄해야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교사, 학교비정규직, 교수, 비정규직 교수, 학교 행정직, 학습지교사까지 포괄하는 교육대산별의 전망을 가지고 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전남에서 시작된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운동의 의미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교조 차원에서는 구체적으로 조직하는데 깊이 관여했다. 지회별로, 나주 같은 데는 전교조 교사들이 같이 모이고 서울 올라갈 때도 버스로 같이 올라가는 등 그분들과 전교조 조합원들이 동지로서 새롭게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당부나 하실 말씀은?

누차 드리는 말씀인데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위원장을 중심으로 더 힘차게 단결해서 새로운 교육의 시대를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