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광고를 넘어선다
광고는 광고를 넘어선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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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는 뛰어 넘으라고 있다

어떤 남자가 길에서 그만 컵라면을 떨어뜨리고 만다. 이를 발견한 여자는 ‘난 그런 거 몰라요’ 라는 표정으로 치마를 펼쳐 깔고 앉는다. 이 때 카피 한 줄이 흘러나온다. ‘뚜껑은 이미 덮였다?’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뉜다. ‘웃음을 참을 수 없거나’ 혹은 ‘감히 음식을 깔고 앉다니?’ 라는 반응이 그것이다. 그러나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사람이 훨씬 많고 그래서 이 CF는 상한가를 치고 있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두 남자가 알몸으로 뒤엉켜 있다. 한 남자의 손이 알몸의 남자 가슴을 더듬는다. 두 남자는 야릇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음악도 고조되고 교감의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 남자들, 최선을 다해 레슬링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바로 경기를 보던 관중이 해드폰으로 듣던 음악에 있다. 음악이 생각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도 두 가지로 나뉜다. ‘독특하게 시선을 사로잡거나’ 혹은 ‘광고에 동성애 코드라니?’ 라는 반응이 그것이다.


구멍이 뚫려 있는 담벼락과 남자 화장실 변기, 그리고 부서진 전봇대가 보인다. 이쯤 되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설마? 광고에서 남자의 힘을?’ 그러나 몇 초 후 ‘미안합니다’ 라며 복분자주를 마시는 주인공 차승원의 쑥스러운 표정을 보며 무릎을 치게 된다. ‘전설의 힘’ 이라는 카피를 TV를 통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도 두 가지로 나뉜다. ‘통쾌하고 시원하거나’ 혹은 ‘광고에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도 되나?’ 라는 반응이 그것이다.


광고가 금기를 깬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돋보이는 건 광고의 금기가 깨어지면 깨어질수록 보는 사람들의 통쾌함은 배가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인지 요즈음 사람들이 광고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는 누가 봐도 아름다운 그림이나 스타급모델 모시기를 지나 우리가 생활에서 무언가 금기를 뛰어 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향해 가고 있다. 광고 속의 한 장면이긴 하지만 억눌린 사람에게는 대리만족의 쾌감을, 생활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속 시원한 한 줄기 소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가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하지 마시오’ ‘그런 생각, 꿈에서라도 하지 마시오’ 와 같은 생각의 장애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우린 오늘도 이런 말을 들으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어느새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앞서 이야기 했던 광고에 대한 두 가지 반응처럼 말이다. 


시대의 희극인, 찰리 채플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슬프고, 조금 멀리서 보면 우습다.” 내일은 또 어떤 광고가 우리의 붙박이 생각을 웃음으로 뛰어넘을까? 세상은 넓고 그만큼 아직 뛰어넘어야 할 생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