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매각이 광주은행을 살리는 길
분리매각이 광주은행을 살리는 길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1.3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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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적 구조조정 반대ㆍ임금피크제 정착 등 고용안정 힘쓸 터
“행동하는 강직노조, 함께하는 통합노조, 희생하는 섬김노조 만들겠다”
[사람들] 이상채 금융노조 광주은행지부 위원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광주은행은 전 임직원이 현 시기를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떤 민영화 방식이 될 것인가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현장 곳곳에 퍼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은행으로서 광주‧전남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 광주은행 독자 생존을 위해 전체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민영화 문제를 정면으로 맞아야 할 노동조합도 신임 임원을 선출해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광주은행 독자생존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작년 12월 2일 실시된 금융노조 광주은행지부 제 16대 위원장 선거에서 이상채 후보는 유효투표 921표 중 476표(51.68%)를 획득해 229표(24.87%)를 얻은 권택은 후보와 216표(23.45%)에 그친 김두봉 후보를 제치고 위원장에 당선됐다. 권택은, 김두봉 후보는 이전 집행부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했으며 이상채 후보는 그야말로 ‘야당’이었다. 이러한 결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광주은행지부 조합원들은 더욱 강력하게 민영화 투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더 강한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상채 위원장은 “자주적인 민영화를 목적으로 투쟁할 강력하고 힘 있는 노조”에 대한 조합원의 갈망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 올해 더욱 복잡한 민영화 과정을 거치게 될 광주은행이 어떻게 위기를 돌파하고 희망을 만들어나갈지 이상채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변화가 시작됐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승리의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평가하는가?

우리가 선거 기치로 내건 ‘행동하는 강직노조, 함께하는 통합노조, 희생하는 섬김노조’란 슬로건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무엇보다도 광주은행의 분리매각 민영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 및 과거 집행부에 대한 심판이 승리에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광주은행도 마찬가지지만 금융노조 선거 전체를 보면 조합원들이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출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가?

선거 결과를 보듯 현 집행부가 이루지 못한 자주적인 민영화를 목적으로 투쟁할 강력하고 힘 있는 노조를 조합원들은 갈망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권 노동자들은 3년째 임금이 동결 되는 등 압박을 받고 있다. 광주은행도 마찬가지지만 각 지부 조합원들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노동조합이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아픔을 껴안아야 했지만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여러 이유를 들어 자기 합리화를 시키려는 모습에서 조합원들은 등을 돌리게 됐다. 변화라는 것은 올바른 노조를 만들어달라는 조합원들의 염원이 뭉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변화에 먼저 다가서기 위해 우리 집행부는 더욱 노력할 것이다.

고용안정 위해서도 분리매각 해야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광주은행은 현재 민영화를 앞두고 있다. 통 매각이 아닌 분리매각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0년간 광주은행은 예금보험공사와 우리금융지주회사의 굴레 아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해 건강한 금융발전의 저해를 초래했다. 지방은행으로서의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우량한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의사결정을 통한 자기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광주은행의 분리매각이 아닌 우리금융지주를 통 매각 한다면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며 지역경제 발전과 직원들의 고용안정에 막대한 지장이 예상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주적인 분리매각 민영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향토은행으로 남아 광주‧전남지역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민영화 등 은행 경영환경 변화는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이란 문제와 따로 떨어질 수 없는 문제다.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위원장께서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금융노동자뿐 아니라 한국 사회 모든 노동자들에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상실된 지 오래다. 특히 은행원들이 느껴야만 했던 고용불안은 우리에게 고통을 남겨주었다. 지난 IMF직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 속에 가족과 같은 직장동료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눈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지금도 분노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고용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강제적 구조조정 결사 반대, 금융역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정착 등을 통해 우리 직원들이 정년퇴직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지방은행은 지역 경제 활성화 첨병

지방은행으로서 광주은행은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은행이 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지방은행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에는 6개의 지방은행이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국토의균형발전 등을 위해 금융의 한 축을 담담하고 있으며 장래에도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에 있어 지방은행의 역할은 중차대하다. 돈이란 것이 많은 쪽으로만 흐르는 습성이 있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몰려있다. 그러다보니 지방은 돈줄이 말라 고생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들을 지원하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방은행이다. 또한 지역밀착형 특화 상품을 개발‧판매할 수 있는 것도 지방은행이다. 지방은행의 존립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복수노조 시대를 앞두고 있다. 복수노조를 대비하는 노동조합의 자세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복수노조는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맞물려 있고, 노노갈등을 조장하는 복수노조의 시행으로 조직 간의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조 규약으로 이중가입 자체를 제한하거나 하나 이상의 다른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에 대해 임원 또는 대의원 출마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단위노조 위원장들이 조합원과의 소통에 대해 고민한다. 위원장께서는 어떤 고민과 방안을 가지고 계신가?

조합원이 없다면 노조의 존립 가치는 없다. 취임 이후 경영진에게는 당당하게, 조합원들에게는 한없이 다정다감한 위원장으로 다가 설 것이며 이에 대한 실천 방향으로 현장을 중요시 할 것이다. 실천 방안으로는 상시적인 분회순방, 노조홈페이지 개방 등으로 행동하는 강직노조, 함께하는 통합노조, 희생하는 섬김노조를 만들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