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끝났다 남은 건 투쟁뿐”
“대화는 끝났다 남은 건 투쟁뿐”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02.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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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비정규직지회, 2차 파업 예고 … 광고탑 고공농성 돌입
5자 협의 난항 … 비정규직지회, 현대차지부 제시안 거부

▲ 12일 오후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2차 파업을 예고하며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또 이상수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서울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조합원 2명이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인근 광고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는 12일 오후 현대자동차비정규직3지회 조합원 등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 맞은 편 인도에서 ‘대법원 판결 이행과 현대차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결의대회는 폭설 등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상경이 늦어져 오후 4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지난 10일 현대차 불법파견을 인정한 파기환송심 판결은 우리에게 보검과 같은 무기”라며 “현대차는 대법원 재상고, 헌법소원 등 시간을 끌지 말고 즉각 정규직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성의 있는 교섭은커녕 징계해고를 받아들이라며 조합원을 분열시키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반격에 나서자”며 “다시 머리띠를 묶고 전체 조합원의 힘으로 2차 파업을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새벽 5시께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노덕우, 김태윤 두 조합원은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인근 30m 높이의 광고탑에 올라 ‘진짜 사장 정몽구는 정규직화 시행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한편, 지난해 25일간의 비정규직파업 이후 현대차와 비정규직3지회 등 5자가 참여하는 특별협의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현재 6차례 열린 협의에서 현대차지부가 안을 제시했으나, 비정규직3지회는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지부는 비정규직지회의 안 거부로 인해 대화를 지속하기 어렵다며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지부가 지난 1월 26일 제시한 안에는 ▲ 지난해 비정규직파업과 관련한 징계 최소화 ▲ 동성기업 근로자 중 비정규직파업 관련 인원을 제외하고 2011년 2월까지 취업 알선 ▲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에 대해 불법행위가 없을 시 사내 신변보장 ▲ 특별협의 종료 후 별도협의체 구성해 정규직화 대책 논의 ▲ 현대차 신규채용 시 사내협력업체 인원 포함 ▲ 공정별, 지부별 대표소송 추진 ▲ 사내협력업체 인원에 대한 임금 및 복지 등 지속적인 처우개선 노력 ▲ JM(프로젝트명) 단산에 따른 업체 계약해지로 인한 여유인원 중 1명을 제외하고 2011년 2월까지 취업 알선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이 안에 대해 ▲ 정당한 파업투쟁을 불법으로 보고 있으며 ▲ 정규직화 대책을 별도협의체에서 논의토록 해 장기적인 과제로 넘기고 있고 ▲ 투쟁에 앞장선 비정규직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에 이어 고등법원의 파기환송심에서도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한 가운데, 비정규직3지회가 2차 파업을 예고하는 등 또다시 투쟁에 나서고 있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노사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