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은행 합병 저지 위해 보낸 바쁜 하루
하나금융-외환은행 합병 저지 위해 보낸 바쁜 하루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3.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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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쟁의행위 총투표 등 총력전
국회의원 10인 성명 발표…외환은행노조, 총파업 투표 96%로 가결

▲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금융관련 법령 위반한 론스타 펀드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박탈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위한 금융위 전체회의 개최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과 노동계, 시민단체들은 하루 종일 합병 저지 투쟁을 전개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과 사무금융연맹, 금융노조, 투기자본감시센터는 15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금융위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즉각 박탈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원일 창조한국당 대표,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 박조수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이대순 변호사, 김기철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위원장, 박철우 외환카드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3월 16일, 금융위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려 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로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갖추지 못한 부도덕한 자본임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투기자본이자 주자조작 범죄자인 론스타가 지금까지 우리 경제를 흔든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한다”며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다면 범죄자 론스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과 박조수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이구동성으로 “범죄집단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즉시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인 이대순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언론에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양벌규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해석으로 무죄판결이 파기 환송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개인이 아니라 론스타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던 것이고 론스타에 대한 무죄취지도 파기 환송한 것”이라고 밝혀 론스타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금융위의 승인 절차가 늦어질 경우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계약지연에 따라 매달 329억 원의 지연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외환은행지부는 “론스타와 하나금융간 체결된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이 완료되지 못한 주된 원인이 매도인에 있다면 그에 해당하는 어떠한 추가대금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규정이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승인 보류는 전적으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된 것으로 매도인이 확약사유를 충족시키지 못한 매도인의 귀책사유라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즉, 계약 지연의 이유가 대법원 판결에 따른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이 책임질 것이 아님에도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외환은행지부의 주장인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날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홍재형 의원과 강기갑, 곽정숙, 권영길, 이정희,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박선숙, 홍영표 민주당 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은 외환은행 매각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는 우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특히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인해 법률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론스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매각절차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인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이하 외환 범국본)’도 이날 오후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론스타의 주식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외환 범국본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산업자본이었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대주주 자격이 없기 때문에 은행법에 명시된 대로 전체 주식의 10%(의결권 4%) 이외의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외환 범국본은 외환은행 인수와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연류된 론스타 핵심인물 3인(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 한국대표였던 스티븐 리, 론스타 부회장이자 현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엘리트 쇼트, 법률고문이자 현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마이클 톰슨)을 국내로 조속히 송환하고,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했던 전‧현직 고위 관료 11명을 즉각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한편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대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96%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날 외환은행 본점과 전국 지점에서 실시된 조합원 총투표에서 총 조합원 4,700명 중 4,697명이 참가(참여율 99.9%)해 이 중 4,516명(96.2%)이 찬성해 압도적인 표차로 파업을 결의했다.

이로서 외환은행지부는 쟁의행위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파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지도부에 일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