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노조 마침내 입 열다
하나은행노조 마침내 입 열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3.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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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적극 지지 선언
노조,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조합원, 고객들 피해 입어”…금융노조 탈퇴도 불사

▲ 금융위원회의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있던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조합원 및 외환은행 직원들이 경찰과 대치하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 박탈을 요구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대하는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의 3개월이 넘는 투쟁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던 같은 노조 하나은행지부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금융노조와 외환은행지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는 지난 16일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지부는 “작금의 금융시장은 이미 무한경쟁 체제로 전환된 지 오래이며, 그 경쟁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규모의 경제”라며 “현재 국내 4위의 자산 규모로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관과 상품과 금리경쟁을 하고 영업력을 큰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적극 지지했다.

또한 합병 승인 심사를 유보한 금융위에 대해 “책임을 피해가고자 일단 연기하자는 식의 무사 안일한 태도는 국민의 큰 질책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소신 있는 본연의 임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지부의 이러한 성명 발표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금융노조와, 같은 노조 소속 외환은행지부가 합병 반대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발표된 후 금융노조 소속 외환은행지부가 합병 반대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지만 합병 기관 소속인 하나은행지부는 이에 대해 일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날 성명에서 하나은행지부는 “그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승인이 확정될 경우, 좋던 싫던 한 가족이 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양 조직의 직원간 갈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체의 입장표명을 유보하여 왔다”며 “그러나 금융노조와 외환은행의 일방적인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및 임직원에 대한 비방과 매도행위가 점입가경”이라고 성명 발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창근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은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것은 피합병 기관의 조합원들이 감당해야 할 고용불안 등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외환은행지부의 점포 앞 시위 등에 대해서도 오히려 하나은행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그들을 이해해 달라고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 발표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8일 금융노조와 외환은행지부 명의로 합병 반대 이유에 대한 신문광고를 진행했는데 이 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었다”며 “그로 인행 1만 명의 하나은행 직원과 고객, 주주들은 혼란을 겪었고 이를 시정해달라고 금융노조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노조가 사실과 다른 내용의 광고에 대해 시정하지 않을 경우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금융노조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하나은행의 성명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노조의 한 간부는 “하나은행지부 성명 발표는 외환은행지부는 물론 금융노조도 알지 못했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금융노조 내 2개 조직이 다른 주장을 펼쳐 난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은행지부 김창근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성낙조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항의 공문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며 “광고내용에 있어 하나은행지부가 잘못된 사실이라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 외환은행지부는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금융노조 차원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나은행지부도 금융노조의 소중한 조합원들이기 때문에 금융노조는 이를 중재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