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내내 단내나게 떠들어도 야구가 너무 좋아
4시간 내내 단내나게 떠들어도 야구가 너무 좋아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3.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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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서울라이벌’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입담 대결
수많은 방송 에피소드 속에 팬들과의 소통 추구 노력 보여
[플러그人] 프로야구 구단 방송 아나운서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시즌이 돌아왔다. 봄이 오길 학수고대하며 겨울을 보냈던 팬들에게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다. 매년 봄 새로운 시즌은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올해는…’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겨울 내내 훈련으로 땀을 흘리고, 겨울 내내 다른 스포츠 기사를 뒤적거리며 기다렸던 그들에게 꽃 피는 4월은 희망이 가득차다. 그런데 선수들과 팬들만 바쁘랴. 각 구단 스텝에서부터 방송 중계 요원, 스포츠 담당 기자, 각 구장 매점 직원들, 심지어 구장 앞에 늘어선 포장마차 주인들까지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고대하던 이들의 얼굴엔 화색이 돌고 있다.

여기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분주한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시각, 인터넷 공간에서 야구 경기를 중계하며 일방적으로 한쪽 팀을 응원하고, 상대 팀 선수들을 깎아내리고, 불리한 판정을 한 심판에게 야유를 보내고, 팬들과 같이 웃고 떠들며 경기를 중계하는 구단 방송 아나운서들이 그들이다. 이들도 새로운 시즌을 맞아 올해는 어떤 목소리로, 어떤 이벤트를 통해, 어떻게 경기를 팬들에게 전달할지 여전히 고민이 많다.

▲ LG트윈스 안준모 아나운서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LG트윈스 VS 넥센히어로즈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공식적인 방송을 하는 구단은 LG트윈스, 넥센히어로즈, SK와이번스 등 3개로 알려졌다. 이들 중 ‘신 서울 라이벌’이라 불리며 만날 때마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LG트윈스의 경력 9년차 안준모(36) 아나운서와 넥센히어로즈의 경력 2년차 박성문(33) 대리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랬더니 역시, 뛰어난 언변과 해박한 야구지식, 선수들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 등 원래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어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모두 야구 이야기에 빠져 ‘도끼자루 썩어가는 줄’ 몰랐다. 결국 인터뷰를 시작해서 1시간 30분이 넘자 안준모 아나운서가 “이렇게 야구 이야기하면 날 새는 줄도 모른다니깐”하는 말에 크게 웃으며 가까스로 정리할 수 있었다.

▲ 넥센히어로즈 박성문 대리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단 방송은 무엇이며 이들의 활동 공간은 어디인지를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각 팀당 133경기, 전체 532경기를 케이블TV 스포츠채널을 통해 전부 방송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각 구단이 지역 케이블TV를 보유해 경기를 중계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프로야구 구단에 그러한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경기를 중계한다. KBO에서 인터넷 중계권을 획득한 아프리카TV는 케이블TV 중계 화면을 받아 인터넷으로 중계한다. 각 구단의 아나운서들은 이 영상을 받아 자체 시스템을 이용해 경기를 다시 중계한다. LG트윈스의 경우 아프리카TV 채널과 구단 홈페이지에서 중계를 하고 넥센히어로즈의 경우 아프리카TV 채널을 이용해 중계한다. 이들은 각 구장에 방송실을 따로 설치해 중계하고 있다.

안 아나운서와 박 대리는 구단 방송 경력에서도 9년차와 2년차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소속에서도 차이가 난다. 안 아나운서는 본업이 보험판매관리사이며 프리랜서로서 LG트윈스 구단과 계약해 활동하고 있는 반면 박 대리는 마케팅팀에 소속된 구단 프런트다. 이런 이유로 안 아나운서는 LG트윈스와 관련된 이야기에 거침이 없는 반면, 박 대리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나는 방송 중에도 우리 선수들을 아주 살벌하게 깐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생긴다. 재작년 잠실경기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이진영 선수가 쉬운 플라이를 놓친 적이 있었다. 이진영 선수라고 하면 우리나라 대표 외야수가 아닌가. 그래서 우리나라 프로야구 주전 외야수 정도면 그 정도는 잡아야 되는 볼이다. 더욱이 그게 이진영 선수라면 그 정도는 무조건 잡아야 했다. 말도 안 된다는 멘트를 했다. 그런데 경기 끝나고 홈페이지에는 내 본업이 보험이란 사실을 알고 있는 팬들이, 이진영이 안준모한테 보험 안 들어줬나보네, 안준모한테 엄청 까이네라며 리플을 달기도 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진짜 황당하다.” (안준모)

“안준모 씨는 자유로워 보이는 데 사실 구단 직원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경 쓸 게 많다. 멘트들도 마찬가지다. 편파방송이라고 해서 선수들 칭찬만 하고 그러는 거보다 고칠 점이 있으면 따끔하게 얘기도 해 주고 그래야 하는데 잘못된 점을 지적하거나 그런 게 쉽지는 않다. 직원이 얘기하는 건 좀 다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이야기가 흘러 들어갈까봐 좀 조심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 (박성문)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방송


안준모 아나운서나 박성문 대리 모두 방송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팬들과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나 같은 경우는 중계를 하면서 건방을 좀 떤다. 또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가미해 비록 야구를 보러 왔지만 여러 연배 팬들에게 재미를 많이 주자는 고민을 했다. 그래서 당신들이 듣고 싶은 음악 있으면 메일로 보내라고 해 사연과 함께 틀어준다. 이제는 이런 시스템이 거의 정례화가 됐다. 안준모 방에는 신청곡 파일도 같이 보내야 하고 약간 복고풍의 노래를 좋아하니까 쓰잘데기 없는 요즘 노래 보내봤자 틀어주지도 않는다. 뭐 이런 식의 자연정화가 되고 있다.” (안준모)

“참여와 소통을 위해 2009년 시즌부터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팬을 모시고 객원해설을 맡기고 있다. 팬들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하루 방송실로 와서 해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3연전 중에 1차전은 항상 객원 해설자를 모시고 진행하고 있다. 야구 팬들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팬 스스로가 감독이 돼서 경기를 바라보는 것도 야구 보는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끼도 많고 야구 지식에 해박한 분들도 많아 재미있었던 경우도 많지만 야구장 가서 선수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만 오셨다가 말도 제대로 못하고 가신 분들도 많다.” (박성문)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러한 팬들과의 소통을 위한 서로의 전략도 검토하게 됐다. 박성문 대리가 올해 방송 중 실시간 전화 연결을 시도해보겠다는 의견을 던졌다. 이닝 중간에 팬들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감독의 작전 구사에 대한 의견이나 투수진 운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안준모 아나운서는 대뜸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나섰다. 자신도 전화연결을 고민했지만 필터링 문제로 포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고 있는 날, 라이브인데 갑자기 욕하고 그러면 감당이 안 된다. 왜? LG이기 때문에. LG 팬들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며 결국 LG 팬들의 구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에 박성문 대리도 지지 않았다. “우린 반대로 좀 이슈화시켜서 팬들이 보게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하고 간다”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각자 구단에 맞는, 또 자신들만의 소통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구단 아나운서가 심판하고 싸우는 거 봤어?

방송을 진행하다면 재밌는 일화도 많다. 작년 시즌에 있었던 일화로 LG와 넥센의 경기가 있던 날인데 아프리카 측에서 LG 공식방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화면을 제공하자고 해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런데 채팅창을 관리하던 매니저(주로 팬들로 구성)가 그날 일이 있어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는데 이 매니저가 좀 별난 사람이었다. 넥센에 대해 조금이라도 뭐라하는 사람들이나 LG 팬인 사람들은 다 강퇴를 시켜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강퇴자 중에 방송을 진행하고 있던 안 아나운서가 포함돼 LG 공식방송이 멈춰버렸다. 그러자 LG 홈페이지는 히어로즈가 LG 뒤통수를 쳤다며 난리가 났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안 아나운서는 “하하, 그런 일이 있어서 팬들이 난리를 쳤다. 그래서 히어로즈 구단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 절대 아니다. 매니저가 실수를 한 것이라고 팬들을 설득했고 아프리카 측에 도움을 요청해 다시 중계를 진행했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심판과 관련된 재밌는 일도 있다. 인터뷰가 진행된 목동구장 방송실은 원래 구단 직원들의 휴식공간이다. 그리고 그 공간 바로 옆이 심판실이다. 직원 휴식공간과 심판실은 벽이 쳐져 있지만 소리가 다 들린다. 박 대리가 아나운서로 활동하기 전에 넥센은 전문 캐스터를 영입해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 캐스터가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격정적으로 방송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방송 도중에 옆방에서 벽을 세게 쳐서 캐스터가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심판실이 붙어 있어 혜택을 받은 경우도 있는데 최근 홈런 등에 대한 비디오 판정이 생기면서 심판실에서 화면을 보며 심판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 들려 팬들에게 결과를 미리 알려줄 수도 있었다고 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안 아나운서의 에피소드는 더 가관이다. 이 이야기는 안 아나운서의 발언 그대로를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심판과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병규 선수가 일본 가기 전. 삼성과의 경지에서 2:1로 지고 있던 상황 9회말 마지막 공격이었다. 마무리로 오승환 선수가 나왔는데 이병규 선수가 2루 쪽에 깊숙한 내야 안타성을 타구를 날렸다. 이를 김재걸이 어거지로 잡아 백핸드로 공을 던졌는데 시간상으로도 1루에서는 세이프였다.

그런데 1루심이 아웃을 선언한 것이다. 난 그 심판 이름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그 심판이 1군 심판 첫 경기였다. 그런데 그게 투아웃이었기 때문에 경기가 그냥 끝났다. 그 경기는 엄청 중요한 경기였다. 그래서 중계하다 말고 내가 막 거품을 물고 중계석에서 뛰쳐나가려고 하니까, 그땐 라디오 중계라 옆에 해설위원이 있었다. 지금 KBS에서 해설하고 있는 이병훈 해설위원인데 나를 막아서면서 사고 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다. 그래서 심판실로 달려갔다. 거기에서 심판 두 사람이 딱 막아서고는 당신 뭐냐고 묻더라. 그래서 이런 말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게 아웃이야, 그랬더니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밖에서 문을 마구 차면서 눈 똑바로 뜨고 심판보라고, 그러니까 여태 2군에 있었지 하면서 막 난리를 쳤다.

그런데 그 다음 날 희한한 얘기가 돌았다. 심판들도 그 행동에 대해 열이 받으니까 구단에 도대체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구단에서는 구단 아나운서라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심판들이 애꿎은 장내 아나운서에게 화풀이를 한 것이다. 워매”
(안준모)

야구 좋아하지 않으면 못할 일

방송을 진행하다보면 구단 프런트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넘어가느냐는 것도 방송 진행자로서의 능력이다. 이에 대해 박 대리는 “기본적으로 히어로즈 팬들은 상처가 많다. 젊고 좋은 선수들이 트레이드가 되니까 실망도 많이 하시고 그것이 상처가 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에서도 채팅창을 통해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그러면 방송을 자연스럽게 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안 아나운서는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이 상책”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자신은 박 대리와 달리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할 말은 다하는 스타일이라 한다. 처음에는 채팅창에 말도 안 되는 글을 올리는 팬들도 많았는데 이제는 방송이 안정화되니까 이런 것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심각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받아치면 오히려 문제가 된다. 한 번은 김상현 선수랑 트레이드가 돼 LG로 온 투수 강철민 선수에 대한 글이 올라왔는데 내용이 ‘강철민이란 선수가 실존인물이긴 한거죠?’라는 내용이었다. 너무 안 나오니까. 그때 크게 웃고 말았다. 그것을 심각하게 또 이야기하면 상황이 더 이상해지니까”라고 말한다.

이렇듯 구단 방송을 진행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른 대처에서 오히려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쉬운 일도 아니다. 특히 4월부터 9월까지 거의 매일 중계를 한다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박 대리처럼 구단 직원도 아니고 본업이 따로 있는 안 아나운서의 경우 거의 매일 5~6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거기에 안 아나운서는 작년에 언론을 통해 페이가 공개되면서 곤욕을 치렀다. 팬들이 중계 때문에 본업에서 빠지는 손해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생각들은 안 해주시는 것 같아 섭섭하기도 했다. 그래도 “9년 내내 한 경기도 지각 내지 결석이 없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 왔던 적도 있었다. 2009년에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경기를 중계하면서 하루 10시간 중계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중계가 끝나고 거의 탈진 상태로 집에 들어갔는데 다음날 또 구장을 찾아가는 자신을 보면서 정말 야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그렇다면 구단 직원인 박 대리는 중계를 진행하면 수당이라도 나오는 걸까? 그런 것 절대 없단다. 박 대리에 따르면 부모님이 방송하는 것을 보셨는데 4시간 넘게 계속 쉬지 않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구단에도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으셨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얼마를 받냐? 너도 그렇게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셨다.

수당이 아니라 박 대리는 오히려 구단 직원들에게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대부분 프로야구단에 입사하는 사람들은 야구가 좋아서, 곁에서 야구를 보기 위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프런트는 경기가 있는 날 느긋하게 관전을 할 수가 없다. 경기 내내 준비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박 대리는 경기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경기 내내 중계를 하고 있으니 다른 직원들의 시기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업무를 게을리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 전에 업무를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LG, 백업 선수들의 기량 향상 VS 넥센, 공격력 극대화


프로야구 시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바라보는 올해 팀 성적의 키포인트는 무엇일까? 안 아나운서는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 작년보다 성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한 반면 올해 성적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오히려 많은 연습량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는 예년과 다른 시즌이 될 것 같다. 여태까지 선수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훈련량을 소화했기 때문에 성적은 작년보다 분명 좋아질 듯하다. 아니, 분명히 성적을 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몸으로 이해가 되면 계속해서 훈련량을 쌓으면서 인이 배겨서 강팀의 반열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적이 좋지 못하면 훈련 열심히 해도 소용없다는 패배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다른 우려 지점은 이렇게 많은 훈련량을 소화한 게 처음이라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이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버리면 그 데미지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업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냐가 올해 키포인트다. 또 하나 관건은 투수진으로 선발진이 무너졌을 때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중간 투수와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버텨주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박 대리는 히어로즈가 올해 4강은 아니어도 4강을 넘볼 수 있는 위치에서 계속해서 견제세력으로 남을 수 있길 기대했다. 히어로즈의 투수력은 안정적이라고 보는 반면 공격력이 좀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진단도 내렸다.

“객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공격력이 관건이 될 것이다. 투수력 자체는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더라도 대체 선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알드리지 선수가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강정호 선수가 국가대표라는 부담감을 벗어났기 때문에 팀의 4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5번 타자로 장영석 선수가 강정호 선수를 얼마나 뒷받침해 줄 수 있느냐가 히어로즈 공격력의 핵심이 될 것을 보인다.”

올해도 LG VS 넥센, 넥센 VS LG의 경기는 흥미진진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들의 말빨(?) 또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올해로 10년차를 맞이하는 안준모 아나운서와 달리 박성문 대리는 이번 시즌 방송 마이크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구단 프런트 내부의 변화가 있어 당분간 마이크를 후배에게 넘겨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박 대리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한다. 구단 방송 아나운서를 하면서 야구의 재미에 정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박성문 대리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안준모 아나운서랑 동시간대 다른 곳에서 서로의 팀을 죽어라 응원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외에도 한국 프로야구 마케팅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 구단 방송을 대하는 각 구단들의 태도, 개별 선수들에 대한 뒷담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으나 지면 관계상 다 싣지 못하는 점을 독자들께서는 양해해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