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3.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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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지원으로 한정 말고 다양한 지원책 마련해야
다양한 가치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육성해야
[특집2] 한국형 사회적기업을 찾아서 ③ 사회적기업 CEO들에게 듣는다

현직 사회적기업의 CEO들은 복지 중심의 사회적기업이냐 기업 중심의 사회적기업이냐는 논란이 현실적으로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사회적기업이 갖고 있는 사회 공익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면 기업적 요소와 복지적 요소는 함께 가야 할 숙명이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사회적기업이 더욱 다양한 가치를 다룰 수 있도록 사회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인건비 중심의 현재와 같은 사회적기업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각 기업이 처해있는 상황에 맞는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건비가 필요한 사회적기업이라면 인건비를, 설비가 필요한 사회적기업이라면 시설투자를, 운영 노하우 및 기술 이전이 필요한 사회적기업이라면 그에 따른 지원이 돼야지 일률적인 인건비 지원방식으론 사회적기업의 활성화에 오히려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 사회적기업 5개 업체(메자닌아이팩, 바리의 꿈, 자바르떼, 오가니제이션요리, 터치포굿) CEO들에게 현재 한국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생각과 애로 사항, 향후 한국형 사회적기업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물어봤다.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기 때문에 질문은 아래와 같이 모두 동일하다. 

 

①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의 활성화는 민간주도라기보다 정부주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문제에 포커스를 맞춘 형태라 일부에서는 ‘기업’이라는 형태를 무시한 복지적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복지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합니다.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② 사회적기업 육성법 실시 이후 올해로 지원이 만료되는 사회적기업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원이 만료되는 사회적기업들을 위해 지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인큐베이팅이 끝난 시점에서 기업은 스스로 자생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존재합니다.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③ 현재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오히려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인정에 있어서도 주먹구구식, 행정편의주의적이란 비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④ 사회적기업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큰 애로 사항은 무엇입니까?

⑤ 한국형 사회적기업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를 위해 정부나 사회의 지원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바리의 꿈 김영숙 이사
바리의 꿈 김영숙 이사

① 사회적기업은 대안기업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으며 여러 가지 사회적 목적 달성 또한 필수 조건이 라고 본다. 복지위주나 고용창출보다는 기업적 성향을 가지고 있되 일반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윤 추구가 주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목적(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미션을 달성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보지만 기업의 형태는 분명히 가져야 한다고 본다.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면서 시장과 사회를 포괄하는 기업의 형태를 가졌으면 한다.

② 인건비 지원만으로 연장하는 것은 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나 해당기업에 필요한 자금지원이나 재원지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③ 인건비 지원 형태는 해당 기업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T/O방식의 배정방법 등은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케이스별로 기업의 특성에 맞는 지원 등이 필요하다. 천편일률식의 지급방법은 사회적기업 육성의 실효성에서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인건비지원을 할 경우에도 예를 들면 연간 인건비 지급 기준을 정해서 매출액대비 지급 기준액으로 정해 해당기업이 자율적 인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또한 인건비 지급 보다 해당기업에서 필요자금을 지원한다거나 기업 케이스별 지급이 효율적일 것이다. T/O식 인건비 지급은 정부가 추구하는 일자리를 늘리기에는 당장의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일자리 재생산측면에서는 기업에도, 해당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다.

④ 운영 자금, 설비 부족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이다.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부분이 우선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재투자 비용이 부족하다.

⑤ 일회적이고 복지중심적 사회적기업의 양적 팽창보다는 성장가능성 있는 대안기업을 양성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자본을 축적하고 도덕성 있는 사회적기업에 인적·물적 지원을 통해 보호·양성해야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기업의 양적 숫자 늘리기 중심의 지원을 하다보니 모든 지원을 사업개시 초년도에 집중해서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해당기업의 수요에 따른 분산지원방식이나 연간 단위 계획 하에 분산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적기업 ‘바리의 꿈’은?

바리의 꿈(대표 김현동)은 시민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가 설립한 사회적기업으로서 연해주 고려인들의 재정착 지원 사업으로 농업정착 지원활동, 고려인 농가의 안정적 자활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바리의 꿈은 제초제와 화학비료를 쓰는 기업적 방식의 농법이 아니라 자연재배의 방법으로 키운 콩으로 고려인 자활센타에서 만든 청국장, 메주 등을 국내소비자와 회원들에게 판매 하고 있다. 2007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은 이후 차가버섯 청국장, 연해주 자연된장 등과 함께 최근에는 건강식품인 연해주 차가청국장효모 ‘청시’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baridream.co.kr


▲ 메자닌아이팩 박상덕 대표
메자닌아이팩 박상덕 대표

①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형태는 양면성이 있지만 두 가지를 다 충족해야 진정한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② 두 가지 예를 들 수가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로는 장애우들이 3년이 지나면 정상인이 되는 게 아닌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3년 후의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현행제도는 동의하나 지원 방법에서 각자의 회사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자닌아이팩의 경우는 인건비보다는 설비 지원이 시급해 맞춤형 지원이 될 경우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③ 현실적으로 인건비 지원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보다는 사회인식과 민간기업·관이 함께 하고자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적기업 인정에서는 전문기관이 잘하고 있지만 현실성 있는 인정 후에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도 검토가 되어 인정 후 사라지는 사회적기업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④ 아무래도 사회적 취약계층을 채용해서 제조업을 하다 보니 생산성에 문제가 있었다. 현재 2년 넘게 해오면서 숙련되어 정착을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직율이 높은 것도 문제다. 그렇다고 더 나은 대우를 해주자니 회사의 형편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의 참여가 지속된다면 더 나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본다.

⑤ 지난 2월에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출범한 것을 환영하며 그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본다. 진정으로 사회적기업을 이해하고 현장중심으로 들어가서 확인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적기업만큼은 숲보다 나무 하나하나를 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기업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무엇을 도와주어야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관이 됐으면 한다.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은?

파주시에 위치한 포장박스 제조회사 메자닌아이팩(주)는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열매나눔재단, 사회적기업의 육성을 지원하고 있는 SK그룹이 협력해 자본금 6억4천만 원으로 2008년 5월 설립됐다. 2009년 5월 사회적기업으로 승인을 받은 메자닌아이팩은 직원 34명 중 새터민 13명, 저소득계층 11명, 일반인 10명 등 취약계층 위주로 구성돼 있다. 성공한 사회적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메자닌아이팩은 지난 3월 22일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 자체 공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m-box.co.kr


▲ 신나는문화학교 자바르떼 이은진 대표
신나는문화학교 자바르떼 이은진 대표

① 사회적기업은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공동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지속해 가기 힘든 영역이다. 기본권을 확대하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고용창출이라고 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취약계층의 고용자체가 목적인 노동통합형 사회적기업도 필요하지만 기본권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을 굳이 구분해서 논란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② 3년간 지원을 하고 이후에는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것은 일반기업도 매우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이미 시장성이 적은 영역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 영역일 테니까 말이다. 아마도 시장성이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은 운영하는 주체들의 마인드가 무척 중요하다.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꿀 것인가는 모든 사회적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이를 민간한테만 책임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대행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지원이라기보다는 협력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여 지역에서 지지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인건비 지원이나 재정지원이 아니라 공간이나 인프라 구축, 홍보 등 각 사회적기업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③ 인건비 지원이 문제가 아니라 인건비로만 지원하고 이를 관리하는 획일적인 방식이 문제일 수 있겠다. 인건비든, 사업비든, 운영비든 그 기업의 취약한 곳이 어디인지를 확인하고 이를 보완해주며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이 되어야 하는데, 인건비 지원도 기존 인력은 안 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만 쓸 수 있다던가 하는 규정들이 지원을 통해 자립기반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물론 많은 사고가 있었고, 또 국고가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상황과 조건에 따라 적용이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④ 초기에는 행정에 대한 적응이 안돼서 아주 힘들었다. 제조업이나 간병서비스에 맞춰진 행정서류에 맞춰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문화 활동이다 보니 더욱 그랬고, 행정적 언어들이 익숙지 않아서 그랬다. 또 담당자에 따라 해석이 달라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한 적도 많았다. 특히 문화예술 전문가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이 많은데, 예술가를 채용하는 것이 취약계층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견도 있고,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 주를 이루고 있어 의미 있는 사회적기업이라고 인증을 내주었으나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나 시장경쟁력을 갖추라는 요구들이 좀 이해가 안 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회적기업들이 담당하는 영역들은 사회구성원들에겐 필요하지만 시장성이 담보되지 않아 기업에서도 투자하지 않는 영역들이 대부분인데, 민간영역에서 시작한 사회적기업들이 아무리 질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해내도 시장성이 떨어지는 곳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지점은 역시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자생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지점이다. 자생력을 갖추라는 외부의 요구가 아니라 스스로 지속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자생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내부의 요구와 의지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당장 지원 없이 유지가 되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안정적으로 계속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운영진과 참여하는 예술인 모두가 지속되길 원하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⑤ 보편적 복지나 사회안전망이 취약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규제가 약한 한국사회의 특성상 복지영역과 기본권 확대를 위한 역할이 상대적으로 사회적기업을 통해 보완되고 대행될 수 있어야하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본권 확대를 통해 수요를 충족시켜줄 공급자가 양성되는 것이고 이는 고용창출의 효과로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의 전통적 방식인 두레나 지역공동체 방식들이 조직운영에서는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선례가 어떻든 현실의 조건에 맞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와 방식, 업종들이 나와 줘야 할 것이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모델들을 많이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고용창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회적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줌으로써 3년 지원 이후에도 지속가능하다는 전망을 세워줘야 한다.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는?

‘자바르떼’는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취약계층 어린이와 주민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으로 국민 누구나 예술의 향유자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문화예술 교육·공연·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7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노동부의 인증을 받은 자바르떼는 지역 문화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문화예술인들의 공동체 구성을 통해 사회 전체의 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arteplay.net


▲ 오가니제이션 요리 한영미 공동대표
오가니제이션 요리 한영미 공동대표

① 일자리 문제는 한국사회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자리는 사람을 웃게도, 울게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사람을 존재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 결국 생존의 문제다. 최소한의 일자리마저 보장되지 않거나 일자리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 않을 때 사회가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정부주도하의 사회적기업 활성화 정책은 기본적인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시작된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생존을 위한 일자리에서 건강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의 문제로 이제 넘어가야 하는 단계다.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란 것이다. 개인의 생존은 물론, 개인의 행복과 즐거움을 지키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 그것이 곧 지역과 국가를 풍요롭게 하는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 이제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들을 포함한 모든 기업들이 해내야 할 역할과 몫이다. 복지는 사회적기업들만의 역할이나 책임은 아니다. 또한 사회적기업들만이 강조할 몫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지냐 아니냐를 구분하거나 강조하게 되는 현실은, 곧 우리 사회가 아직 복지국가가 아님을 반증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②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사회적 혁신 아이템을 개발하면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인건비의 지원여부를 떠나서 사회적기업이 건강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지형’을 만드는 일은 일개 사회적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기업활동을 하기에 건강하지만은 않다. 그것도 대기업, 중소기업도 아닌 사회적기업이 이 경쟁중심 체제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의 수, 일자리의 수를 늘리는 것 외의 다른 한 축에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을 위한 섬세한 지원과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③ 정부주도의 사회적기업 육성은 한국사회의 특성인 것 같다. 앞으로는 정부주도에서 풀뿌리형 사회적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형을 만드는 일에 힘써야 한다.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인건비 지원으로 인한 정부 지원 의존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결국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고 자체 혁신보다는 계속적인 지원을 요구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정부 지원에 맞추기 위해 부가되는 행정적 업무량의 증가도 사회적기업이 혁신적 사업에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의 과정은 보다 단순화 하거나 기업 활동을 독려하는 차원에서의 제도로 다운사이징 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확보한 기반 위에 인증이 이루어져야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

④ 기업하는 사람들이 갖는 애로 사항과 다르지 않다. 첫째는 사람의 문제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 중심의 일이다. 그럼에도 마음 같지 않을 때도 많고, 끊임없이 머릿속에 물음표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파트너인가, 우리는 팀인가, 우리는 공동체 회사인가를 여러 크고 작은 사건과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울고, 겉으로 웃는다. 두 번째는 돈이다. 돈도 마음 같지 않다. 뜻하지 않은 외부의 변화로 인해 예상과 어긋나기도 하고, 돈 때문에 초조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 가치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돈을 따라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가치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사람과 일해야 하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일본 NPO인포메이션센터의 요리타상께서 해주신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일하고 있다. ‘좋은 일과 돈 버는 일이 분리되지 않는 회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빠르게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가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인 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오가니제이션 요리’는?

‘오가니제이션 요리’는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가 인큐베이팅한 두 번째 사회적기업(첫 번째는 ‘노리단’)으로 2007년 요리에 뜻을 둔 청소년을 중심으로 미취업여성·결혼이주여성이 함께 모여 케이터링서비스와 급식업 등을 바탕으로 요리와 관련한 다양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orgyori.com


▲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① 사회적기업과 사회공헌활동이 구분되는 시점은, 기업 활동을 통한 이윤이 발생한 이후에 그를 공익적으로 사용하느냐 아니면 이윤발생과정 전반에 거쳐 고려하느냐의 차이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의 활동이란 사회적 가치의 추구이기도 하다. 단, 그것이 복지측면에만 치중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복지뿐만 아니라, 환경, 인권, 노동 등 많은 사회적 가치들에서도 모범을 보여야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이 겪는 어려운 점 중에 하나다. 현재 일자리 문제가 국가적 과제여서 고용문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지만 점차 다양한 사회적 가치들이 구현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② 일방적으로 연장하거나 지원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업군에 따라 단기간에 독립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가하면, 3년보다 긴 준비기간이 필수적인 산업들도 있다. 새로 생겨나는 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을 가로막아서는 안 되겠지만, 신생기업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스타 사회적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냉정한 판단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

③ 사회적기업의 인건비는 안정자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용형 사회적기업은 필수적으로 생산 효율성이 오르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일반 기업이나 기술자들 수준으로 안정되게 기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 간극을 메워주는 작용을 하는 것인 인건비 지원이다.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이 변동이 있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매출관리라든가, 성장에 대한 부분들도 지속적으로 확인을 하고 있어서 정책의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기업 인증은 사실 처음부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다양한 가치를 다루는 사회적기업의 객관적인 기준을 정해서 인증을 한다는 게 사회적 가치들의 경중을 매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수록 변수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는 어렵겠지만 기준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④ 신경써야할 것이 두세 배로 많다는 것이랄까? 일반 기업은 효율성과 수익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면 되지만 사회적기업은 모든 단계 단계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가장 힘들 때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충돌할 때다. 대중적인 포장재를 사용할 것이냐, 질이 떨어지지만 대안적인 포장재를 사용할 것이냐부터 해서 매일 매일 새로운 기준들을 세워나가야 하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⑤ 주로 해외사례를 참고해 보면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회적기업이란 사회문제나 현상에 대한 철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유연한 사고로 혁신적인 대안을 찾는 일인데 일단 한국은 사회문제에 대한 정의조차 매우 편협하다. 크게 대두되기 전까지는 이슈화도 안 되고 쉽게 잊혀 지기도 한다. 한국에만 있는, 또는 한국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더욱 다양한 대안들을 추구하는 시도들이 스스럼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한국형 사회적기업이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사회에서 이런 시도들이 받아들여지고, 때로는 냉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겠다.

‘터치포굿’은?

터치포굿(Touch4Good)은 우리 사회에서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해 새롭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 환경도 살리고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했다. 사업 초기에는 폐현수막을 이용해 단순한 장바구니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으며 현재는 토트백에서부터 여행용가방까지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2010년 5월, 서울형 사회적기업 인증을 획득한 터치포굿은 수익금의 일부를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 인터넷 홈페이지 http://touch4goo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