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고용허가제, 상 받을 자격 있나?
말 많은 고용허가제, 상 받을 자격 있나?
  • 정우성 기자
  • 승인 2011.05.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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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인력공단, 2011년 UN공공행정상 대상 수상
외국인노동자 권리 규제 문제는 외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유재섭)이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UN공공행정상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노동부는 2일, 외국인 근로자 도입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함으로서 외국인 근로자 선발과 도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송출비리, 인권침해, 불법체류 등의 문제를 크게 개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공공행정에서 부패방지 및 척결’ 분야 UN공공행정상 대상(Winner) 수상기관으로 지난달 30일 선정됐다고 밝혔다.

UN 공공행정상(UN Public Service Awards, UNPSA)은 2003년에 제정됐으며 매년 △ 공공행정에서 부패 방지 및 척결 △ 공공서비스 전달방식 개선 △ 시민의 정책결정 참여 촉진 △ 정부의 지식관리 향상 △ 성(性)인지적 관점 전달 촉진 등 5개 분야에서 5개 대륙별로 우수 정책을 선정해 시상하는 공공서비스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기존 산업연수생제도가 브로커들을 통한 소개제도로 송출비용 과다 등이 문제돼 2004년 8월에 도입됐으며, 올해 2월말까지 이 제도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근로자(E-9 비자) 수는 베트남 등 15개국 278,815명이라고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밝혔다.

세계적인 권위의 UN공공행정상 수상을 위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해부터 TF팀을 구성해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용허가제가 UN공공행정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외국인노동자 단체 등은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의 과장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외국인이주노동자협의회 고기복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용허가제가) 현대판 노예제도인 산업연수생제도보다는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누구나 악하다고 손가락질하던 것에서 일부 제도가 개선된 것과 그 제도가 인권친화적이고, 합리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과는 전혀 별개”라고 주장했다.

고 대표는 한국어능력시험의 경우 제도 시행 7년이 지났지만 2천개 문항의 공개문제집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정답을 외우면 답을 맞힐 수 있어 변별력이 전혀 없으며, 외국인 노동자가 보기엔 고가의 시험비용을 지불하지만 응시자의 4%만 입국하는 현실로 인해 오히려 브로커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산업연수제도와 달리 식비와 기숙사비를 이주노동자가 부담하도록 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대폭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 대표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정부와 한국사업인력공단이 상을 받았다는 것만 치중해서 언론에 보도를 요청했는데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