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해야 할 것은 FTA가 아니라 ILO협약
비준해야 할 것은 FTA가 아니라 ILO협약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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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노총 대표자, 민주노총 방문해 한미FTA 반대 입장 천명
“한미FTA, 노동권 보장 없이 다국적기업 특권만 확장”

▲ 16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미FTA 비준저지를 위한 민주노총 미국노총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가운데는 리처드 트룸카 위원장의 한미FTA 반대 서한을 가지고 방한한 제프 보그트 미국노총 국제국장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한미 양국의 노총이 한미FTA 비준저지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미국노총(AFL-CIO)은 16일 오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FTA 비준저지를 위해 연대하고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한미FTA 반대 입장을 담은 미국노총 리처드 트룸카(Richard L. Trumka) 위원장의 서한을 가지고 방한한 미국노총 제프 보그트(Jeff Vogt) 국제국장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영훈 위원장은 “한국이 비준해야 할 것은 한미FTA가 아니라 한국의 노동조건을 국제기준에 맞추는 ILO협약”이라면서 “미국노총 등 미국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 우리나라 민중조직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한미FTA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그트 국장도 “한미FTA는 노동자, 소비자, 환경의 희생 아래 다국적기업의 권리와 특권만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며 “미국에서 한미FTA 저지를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트룸카 위원장의 서한을 소개했다.

특히 보그트 국장은 “한미 양국에서 노동자들은 고용에 관한 근본적인 인권, 특히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단체교섭권의 행사에 있어서 반복적이고 부도덕한 침해에 지속적으로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미FTA에 노동 관련 조항이 있지만 양국의 노동법과 실제 관행들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으며 충분한 노동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그트 국장은 또 한국의 불법파견과 업무방해죄 적용, 미국의 공공부문 단체교섭권 후퇴와 용이한 노조인증취소, 사업별 근로계약 금지, 노동권 규칙 도입 등을 양국의 노동권 침해 사례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국 노총은 “공정한 노동기준이 확보되지 않은 자유무역은 소수 자본에만 이익을 가져다 줄 뿐”이라며 “한미 양국의 노동자가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는 한미FTA 비준처리를 강행하면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그트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6일 오후 각 산별노조 등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17일에는 오전에 국회에서 한국의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오후에는 토론회를 통해 한미FTA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응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투쟁사업장 1박2일 상경 공동투쟁 문화제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노총 가맹조직 중 큰 영향력을 지닌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한미FTA에 대해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것과 관련해, 보그트 국장은 “UAW는 52개 가맹조직 중 하나의 조직일 뿐”이라며 “중요한 사실은 미국 내 다수의 노조가 한미FTA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고, 미국노총은 전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한미FTA에 대해 반대 입장을 채택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